알고리즘팀 3분의 1이 한국인
선문대 출신 조형기 대표
초창기 멤버 활약하다 창업
"한국선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테슬라 엔지니어 시절 일론 머스크 회장(오른쪽)과 함께한 조형기 팬텀AI 대표.

테슬라엔 ‘코리안 마피아’라는 말이 있다. 전기차에서 시작해 자율주행차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부상하기까지 한인 엔지니어들의 활약상을 두고 나온 말이다. 오토파일럿(자율주행) 부문의 핵심 부서인 알고리즘팀의 3분의 1(올 1월 기준)이 한국인이다. ‘딥러닝’ 기반의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개발해 올초 팬텀AI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세운 조형기 대표는 그중 한 명이다.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기술은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심장’이라 불린다. 다른 기업이 센서 기술에 기반해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지만 테슬라의 기술은 차체에 달린 ‘눈(카메라)’으로 인식한 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2014년 구성된 알고리즘팀의 초창기 멤버다. 전체 인원이 4명일 때 유일한 한인으로 합류했다.
조 대표의 이력은 ‘간판’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선문대 기계 및 제어공학부 출신으로 카네기멜론대에서 6년간 석·박사 학위를 받아 테슬라에 입사했다. 카네기멜론대는 제너럴모터스(GM)와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 분야 산학협력을 올해로 15년째 이어가고 있는 대학이다. 조 대표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뭔가를 더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선 선문대 졸업장만으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했다. 서울대 석사과정에 지원했을 땐 지방대 출신이 대학원에서 토론식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란 이유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조 대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의 꿈을 안고 사는 한인 엔지니어 대부분이 실리콘밸리로 향한다. 테슬라에만 해도 오토파일럿 엔지니어팀 15명 중 5명이 한국인이다. 포드엔 레이더 센서를 전공한 오진영 연구원이 포진해 있다. 구글과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과 시장이 생기면서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조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인 엔지니어 대부분이 한국으로 되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며 “늘 혁신이 일어나는 실리콘밸리의 일부가 돼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니 한국의 위상이 이렇게 작은지 처음 알았다”고 덧붙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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