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청약조정대상지 확대 적용

택지 구분없이 세금·대출 규제
"핀셋규제 취지와 어긋나"

기획재정부가 양도소득세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시·군 단위로 확대 적용하면서 집값이 오르지 않은 지역도 예상치 못한 규제 피해를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3 대책’과 올해 ‘6·19 대책’을 통해 청약 1순위 자격조건을 강화하고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청약조정대상지역’을 지정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사진)·화성 동탄2·남양주·광명시 등 7곳, 부산 해운대·연제·수영·동래·남·부산진구와 기장군 등 7곳, 세종시 등 총 40곳이 해당한다. 이 가운데 하남시와 고양·남양주시 등 경기지역 3곳은 시 전체가 아니라 공공택지의 주택으로 한정돼 있다. 반대로 부산 해운대·연제·수영·동래·남·부산진구 등 6곳은 민간택지만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다.

그런데 기재부는 청약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세 강화 조치를 공공·민영택지 구분 없이 관할 시와 구 전체에 적용하기로 했다.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2년 거주를 추가하고,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정한 청약조정대상지역보다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하남·고양·남양주시의 민간택지 주택 보유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달 12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공공택지가 아니라 민간택지 내 1가구 1주택자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2년을 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말 소득세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내년 4월부터는 2주택 이상자의 양도세 역시 중과된다.

이 기준은 대출에도 적용된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는 앞서 6·19 대책을 통해 청약조정대상지역 내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면서 대상지역 전체 주택에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국토부의 청약 규제는 공공택지처럼 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의 분양주택에 한정해 적용할 수 있지만 기존 주택도 포함하는 세금이나 대출 규제는 공공택지와 아닌 곳으로 구분해 다르게 적용하기 어렵다”며 “공공택지에 있는 기존 아파트는 양도세가 중과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는 민간택지라는 이유로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금·대출 규제를 과열 우려가 없는 곳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청약조정지역을 지정한 것은 청약 과열과 집값 상승 우려가 있는 지역을 ‘핀셋 규제’하겠다는 취지였다”며 “청약조정대상지역 지정권자인 국토부보다 범위를 확대해 세금·대출 규제를 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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