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참상 강조하면서도 美의 핵우산에 안보 의존

일본 정부는 7일 핵무기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NGO) 단체 연합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세계 유일의 피폭 국가이면서도 지난 7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유엔 핵무기금지협약에 참가하지 않은 점이 부담이다.

당시 일본은 국내 피폭 단체와 국제사회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ICAN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일본의 조약 불참과 핵무기에 대한 이중적 접근이 재차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우려다.

이런 점이 반영된 듯 일본 정부는 노벨평화상 발표 하루가 지난 7일 오전까지도 별도의 논평을 발표하지 않았다.

'일본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등 일본내 시민단체가 ICAN의 노벨상 수상에 곧바로 열렬하게 환영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일본 정부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유일의 피폭국'을 강조하며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명목으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핵무기 폐기는 미국의 핵우산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일본 정부에겐 '딜레마'인 셈이다.

외무성 당국자는 교도통신에 "핵무기 폐기라는 목표는 우리도 공유하고 있지만, 어프로치(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변에서는 "어떻게 핵무기를 폐기할지가 중요하다"며 "핵무기금지협약을 봐도 어떻게 폐기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핵무기 폐기는 핵보유국과 비 보유국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나 외무성 입장의 연장선상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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