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실기업 구조조정, 힘들다고 '3대 원칙' 버리면 안 된다

입력 2017-10-02 17:38 수정 2017-10-03 04:25

지면 지면정보

2017-10-03A23면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정부 원칙에서 변화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한경 10월2일자 A10면). ‘일단 살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과감한 부실 정리’ 원칙이 뒤로 밀려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다.

성동조선해양 처리 방향은 문재인 정부 기업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다음달 수출입은행이 내놓을 성동조선 실사보고서에는 이 회사의 수주와 손익 전망, 가치 평가, 경쟁력 분석이 두루 담길 것이라고 한다. 이때 존속가치와 청산가치가 함께 나올 예정인데 벌써 추가자금 투입설이 들린다.

부실기업에 대한 회생전략은 채권단이 결정할 문제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나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크고 채권단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경우 금융당국이 나서왔지만 그나마도 최소한에 그치는 게 맞다. 추가지원이든 신속정리든 정부는 구조조정의 큰 원칙을 확인하면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건전한 감시자 역할만 잘 하면 된다.
지난해 ‘신(新)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을 발효시키면서 정부가 밝힌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에는 신규 자금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그래서 더 주목됐다. 당시 정부가 내세운 3대 원칙은 ‘엄정 평가, 자구노력, 신속 집행’이었다. ‘고통 분담, 일관성, 한시성’이라는 산업정책의 교과서적인 강조점과 같은 맥락이었다. 이런 원칙을 뒤로 미룰 만큼 급박한 상황이라도 된 것인가.

긴 저금리 시대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자금줄이 죄어지면 좀비기업, 부실 기업에는 본격적으로 한파가 닥치게 된다. 구조조정이 한층 절실해지지만 실행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원칙을 거듭 다져둬도 실제 적용에선 흔들리기 쉬운 게 기업 구조조정이다. 정치권 개입, 노조 반발, 지역사회 간섭 등 방해요인은 사방에 지뢰처럼 널려 있다.

최근 워크아웃 기업의 회생 성공률이 계속 떨어져 23%에 그쳤다는 KDI 분석도 있다. 선제적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보고서였다. 빗나간 구조조정은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키울 뿐이다. 당장 힘들다고 원칙을 벗어나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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