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단 받아볼 필요"…추석 연휴 이후 기소 관측
기소 범위 고심…과실치상 혐의 구속영장은 신중 방침

검찰이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책임을 물어 시위 진압용 살수차(일명 물대포) 탑승 요원 등 경찰관들을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경찰 살수차 '충남9호'에 탑승했던 최모·한모 경장이 살수차 운영 지침과 달리 시위 진압에 나서 백씨 사망을 초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겨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상부의 진압 지시가 무리한 살수 작전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보고 현장 지휘관은 물론 경찰 고위 간부들까지 기소 대상에 넣을지 등 기소 범위를 신중히 검토하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최 경장·한 경장과 시위 진압을 총지휘한 구은수 당시 서울경찰청장(현 경찰공제회 이사장), 장향진 서울경찰청 차장(현 경찰청 경비국장)을 비롯한 피고발인과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가 살수차가 쏜 물줄기에 맞고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 불명에 빠졌다.
이후 혼수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작년 9월 25일 숨졌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경고 살수→곡사 살수→직사 살수'의 단계별 운용 지침과 직사 살수 때 가슴 이하를 겨냥하도록 한 내부 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시 살수차 운용 요원들은 디지털 조작판으로 정교하게 물줄기의 압력을 조절하지 않고 발로 밟는 페달로 '아날로그식' 운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시위대가 경찰 차벽을 무너뜨리려고 경찰 버스에 밧줄을 걸고 잡아당기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야간인 탓에 살수차 안에서 바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국민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살수차 운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시 지침에 어긋난 살수차 운용으로 백씨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 판단을 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내부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백씨 사건 수사가 유족의 고발 이후 2년 가까이 진행된 점 등을 고려해 살수차 운용과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으로 경찰 관계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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