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블록체인 '먹거리 안전'에도 필요하다

입력 2017-09-29 18:00 수정 2017-09-30 01:06

지면 지면정보

2017-09-30A27면

식품이력 즉각 파악 블록체인 기술
오염으로 인한 질병 확산 막을 것

엄경순 < 한국IBM ·최고기술책임자(CTO) >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0명 중 1명이 매년 오염된 먹거리로 인해 질병을 앓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사람도 연간 4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식품 오염과 식중독, 음식물 쓰레기, 오염 상품 리콜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주된 문제 중 상당수는 정보 접근성과 추적성의 부족에 기인한다.

특히 식품 오염이 발생할 경우, 오염원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추적이 완료될 때까지 발생하는 피해나 폐기물을 막을 방법이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유통된 파파야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의 오염원을 찾는 데 두 달 이상 걸렸다.

블록체인은 거래 당사자들이 안전하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거래 내역을 공유하면서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하는 분산형 회계장부 기술로, 식품 오염원 파악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최적이다. 블록체인은 거래가 변경되거나 신규 거래가 발생해도 여전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신뢰 사슬을 형성하며, 각각의 내역은 발생 시간과 함께 앞서 발생한 내역에 추가돼 기록된다.

글로벌 식품 공급망에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되면 생산 농장 정보나 상품 번호, 공장 및 가공 데이터, 유통 기한, 출하 일시 등의 정보가 블록체인에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된다. 기록된 각각의 정보는 향후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주요 데이터 요소들을 제공할 수 있다. 더불어 각각의 거래 관련 정보 수집은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모든 구성원의 동의하에 이뤄진다. 합의가 이뤄진 사항은 변경 불가능한 영구 기록이 된다.

유통업체들은 블록체인에서 생성된 기록을 활용해 제품의 유통기한 관리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식품 진위와 관련된 안전 장치를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식품업체나 기타 식품산업 생태계 내 관계자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 식품오염 발생 시 오염원을 단시간 안에 추적해 질병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다.
월마트가 최근 멕시코산 망고를 추적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화제가 됐다. 기존 방법으로 망고 재배 농장을 추적하는 데 통상 6일이 넘게 걸렸던 것이 블록체인으로는 2.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농부, 브로커, 유통업자, 가공처리자, 소매업자, 규제 담당자와 소비자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식품 관련 연결망을 블록체인으로 개편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삶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제품 이력과 관련된 정보를 요구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또 소비자는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기를 원한다. 생산자부터 공급업체,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식품 생태계 내에 관여하는 이들이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무역, 물류 등 산업 영역뿐만 아니라 의료, 식품과 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과 가시성을 통해 더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엄경순 < 한국IBM ·최고기술책임자(C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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