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증인신문…오모씨 "박 前대통령 손·발·근육 뭉침 풀어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기(氣) 치료'를 했다는 일명 '기치료 아줌마'가 법정에서 직접 기 치료 행위를 시연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 치료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가리기 위해서다.

'비선진료' 방조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28일 속행 공판을 열어 '기치료 아줌마' 오모(75·여)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오씨는 이 전 행정관의 1심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한 차례 증언했지만, 재판부가 "어떤 식으로 기 치료를 하는지, 의료인이 꼭 해야 하는 정도의 치료 행위인지 궁금하다"고 해 다시 신문이 이뤄졌다.

박영수 특검팀은 오씨가 법정에서 기 치료를 시연할 수 있도록 간이침대를 준비했다.

특검팀은 시연 대상자까지 대동해 왔지만, 변호인 측은 '특검 측 사람'이라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재판장의 지휘에 따라 오씨는 법정 여성 경위를 간이침대에 엎드리게 해 기 치료를 시연했다.

오씨는 여성 경위의 등과 허리 사이를 양손으로 꾹꾹 누르거나, 손바닥을 펴 등 부위에 올려놓았다.

손바닥으로 등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그는 "손과 발을 먼저 풀어준 다음에 등과 같이 근육 뭉친 곳을 풀어주고 손바닥을 대면 기가 통하면서 뭉쳤던 게 풀려나간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최씨를 통해 2007년 무렵부터 박 전 대통령에게 기 치료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일반 사람보다 몸이 약해서 손만 대도 뭉친 게 풀렸다"며 "청와대에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갔고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다녀올 때마다도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이 전 행정관은 오씨가 무면허 의료인인 걸 알고도 오씨나 이른바 '주사 아줌마' 등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오씨는 이날 "이영선은 제가 뭘 하는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기 치료를 끝낸 후 이 전 행정관에게서 그 대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증인으로 나와 오씨에게서 기 치료를 받은 경험을 증언했다.

장씨도 최씨를 통해 오씨를 소개받았다.

장씨는 오씨가 부항기를 이용해 피를 뽑은 적이 있다며 "그때는 솔직히 조금 힘들어서 이모(최순실)에게 '어지럽다'고 하니까 '대통령도 그렇게 하는데 왜 너 혼자 어지럽다고 하느냐'고 혼을 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9일 이 전 행정관의 항소심 심리를 마무리한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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