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북핵 위기 특별대담'

허창수 "북한 리스크로 기업·투자자 위축…경제에 타격"
반기문 "기업, 절대 동요말고 정부 믿고 경제 몰입해야"

2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특별대담’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 두 번째)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맨 왼쪽은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오른쪽은 존 체임버스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존 체임버스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이 한국 경제가 당면한 세 가지 대외 리스크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핵 문제’를 지목한 뒤 “특히 북핵 문제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 주최로 열린 ‘북핵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특별대담에서다.

거시경제 여건, 재정 건전성, 대외 건전성 등 객관적 지표만 본다면 한국의 신용등급은 지금보다 훨씬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게 체임버스 전 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은 실물경제와 재정적인 상황 등 모든 경제적 지표가 굉장히 탄탄하지만 미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의 다양한 도발이 있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게 됐을 때 훨씬 더 리스크가 큰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는 그동안 우리 국민과 기업이 어렵게 쌓아올린 가치 있는 브랜드인데 북한 리스크 때문에 충분한 평가를 얻지 못해 안타깝다”며 “북핵 사태로 기업 활동이 움츠러들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핵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가산금리·5년 만기 한국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기준)은 지난 1년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3일에는 북한 6차 핵실험 영향으로 CDS 프리미엄이 사흘 만에 10bp(61bp→71bp, 1bp=0.01%포인트) 급등하기도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기조연설에서 “6·25 전쟁 이후 한반도에 많은 우여곡절과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는 보통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의 약자)라고 표현한다”며 “양쪽 다 확실하게 죽는 무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은 남북관계가 전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체임버스 전 의장은 “한국과 미국은 국방력 등의 측면에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는 ‘비대칭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 역시 기업인들에게 “정부를 믿고 절대 동요하지 말고 경제에 몰입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실험을 했는데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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