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홍완선 2심 증인 출석…"김현숙 前수석에게 나중에 들었던 것 같다"
靑복지수석·복지부 장관이 이사장 압박…특검, 삼성합병에도 영향력 의심

최 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이 재임 시기인 2015년 10월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을 연임시키라는 외부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나중에 그런 얘기를 들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압력을 행사한 주체는 당시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26일 홍 전 본부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속행공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국민연금 운영과 관련한 의혹 사항을 신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 전 이사장이 '2015년 10월 김 전 수석과 정 전 장관으로부터 홍완선의 이사 연임을 요구받았다'고 증언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나"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당시는 몰랐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이 내용을 알게 된 경위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김 전 수석에게서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고용복지수석 등이 홍 전 본부장을 연임시키도록 요구하고, 최 전 이사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 같은 상황을 사후에 알게 됐다는 뜻인가"라고 재차 묻자, 안 전 수석은 "그렇다"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재직 중이던 2015년 10월 11일 현직이었던 김 전 수석과 정 전 장관 요청으로 서울 시내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김 전 수석으로부터 '홍 본부장을 연임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최 전 이사장은 또 자신이 홍 전 본부장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반발하자 정 전 장관으로부터 "3일 안에 물러나라. 아니면 면직을 건의해 파면시키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처럼 국민연금 측에 박근혜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홍 전 본부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하는 과정에도 박 전 대통령 등 '윗선'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안 전 수석은 "당시 김 전 수석에게 들은 바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홍 전 본부장이) 자동으로 연임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연임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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