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조례서 직원 건의 쏟아져
박원순 시장 "모든 게 다 제 책임…새로운 직장문화 만들겠다"

서울시 7급 공무원의 투신자살 이후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2015년 12월 공무원 2명이 잇따라 청사에서 투신한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는 '직원 중심의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져 또 다른 투신자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26일 열린 서울시청 3분기 직원 정례조례는 지난 18일 투신자살한 예산담당관 소속 공무원 A(28) 씨를 추모하고, 서울시 조직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꾸려졌다.

2015년 7급 공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A씨는 가족에게 "업무가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A씨의 투신 이후 서울시청 내부 게시판은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은 찔끔찔끔해선 되지 않는다", "그놈의 카톡을 주말에 받으면 가슴에 돌덩이가 턱 내려앉는다" 등 직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찬 상태다.

정례조례에서 공무원들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 공무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바깥에선 소통을 잘하시는데, 내부 소통도 신경 써 달라"며 "조직에서 왜 자꾸 사고가 나는지 원인을 분석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행정안전부가 정한 총액 인건비 탓에 인력 충원이 되지 않아 업무가 갈수록 많아진다"며 "행안부와 총액 인건비 문제를 풀지 않으면 우리끼리 아무리 조직문화 개선 얘기를 해봐야 해결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서울시 조직문화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인력부족, 인력 편중 등이 상존해 총체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모든 게 다 제 잘못이고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은 "젊은 공무원이 단순히 일이 많다고 그런 결단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조직이 어떤 상황인지 그의 죽음이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간 반성하고 성찰해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도록 할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논의 틀을 만들고 실상을 분석해 지금과 전혀 다른 새로운 직장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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