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3%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전반적인 여건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11조300억원 중 7조원이 이미 집행됐는데도 경기개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얼마 전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 때문에 4분기 경기 개선에 초점을 맞춘 추가 부양책에 대한 얘기가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반 호조세인데도 한국만 경기 회복이 더딘 이유는 복합적이다. 대내적으론 8월 취업자 증가 폭이 7개월 만에 20만 명대로 떨어진 데서 보듯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고, 소비 경기도 부진하다.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건설 경기도 둔화되고 있다. 산업생산과 기업 설비투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경우가 잦다. 외부 요인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리스크와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이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한쪽에서 추가 경기 부양책까지 고민하는 이유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첫 해에 공약한 3% 성장률 목표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3%대 성장은 우리나라가 저성장 늪에 빠진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2014년 한 해를 빼곤 도달하지 못한 벽이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대증(對症)요법인 단기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얼어붙은 기업경영 환경 개선이라는 지적이 많다. 성장과 고용의 바람직한 모습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열심히 경제활동을 한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잘 뛸 수 있도록 하는 게 근본처방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런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경영 환경부터 살펴봐야 한다. 기아자동차가 잔업 전면 중단과 특별근무 최소화를 노동조합에 통보하며 사실상 감산(減産)을 추진하는 것이나, 외식업체 대다수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내년 인건비 부담 때문에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기업이 활기를 띠고 성장과 고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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