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채용비리' 금감원 8개월 만에 또 압수수색

입력 2017-09-22 19:29 수정 2017-09-23 07:07

지면 지면정보

2017-09-23A10면

잇단 수사에 금감원 망연자실
금융계 고위직 연루 의혹
사실로 드러날 땐 후폭풍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감사원이 2016년도 신입직원 채용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 결과를 내놓은 지 이틀 만인 22일 검찰이 금감원을 압수수색했다. 금감원 임직원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2014년 경력직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원 아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로 지난 1월 말 검찰 압수수색을 받고, 지난 13일 부원장급 간부가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또다시 채용비리가 불거져서다. 금융계에선 특혜 채용 과정에 한 국책은행 A부행장, 모 금융지주 B회장 등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사건의 파장이 더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검찰 압수수색은 지난 20일 감사원이 금감원 감사 결과 채용비리가 적발됐다며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검찰은 감사원이 지적한 채용비리 중 2015년 말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지인의 전화를 받고 특정 지원자가 필기시험 예비합격자 명단에 포함되도록 임의로 채용인원을 늘렸다. 금감원은 당초 필기시험 합격자 중 상위 22명을 뽑기로 했고 이 지원자는 23등으로 불합격 처리했어야 했는데 특혜를 줘 최종 합격시켰다는 게 감사원이 밝힌 감사 결과다. 이 과정에서 보고·결재 라인에 있던 서태종 수석부원장과 이병삼 부원장보가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서 수석부원장 등은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 과정에서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世評)’을 도입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켰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금감원은 감사원의 발표가 있은 지 이틀 만에 검찰 수사까지 겹치자 ‘충격’에 휩싸였다. 주요 간부들은 일정을 취소한 채 긴급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며 한탄하는 모습도 보였다.

금융계는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채용비리에 현직 국책은행 및 민간 금융회사 고위직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금융계 안팎에선 감사원이 적발한 2015년 말 특혜 채용의 수혜자가 한 국책은행 A부행장 아들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에게 전화를 건 ‘지인’이 모 금융지주 B회장이란 설도 돌고 있다. 이와 관련, 해당 국책은행은 A부행장이 과거 B회장을 상사로 모셨으며, A부행장 아들이 2016년 금감원에 채용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연루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A부행장은 “금감원에 아들의 채용을 부탁한 적이 없다”며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인사청탁을 하겠느냐”고 했다. B회장은 “내 친척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봐달라고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가 나와봐야 할 것 같다”며 “검찰 수사 결과 해당 당사자들의 연루 사실이 드러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명/정지은/황정환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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