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5000명 직고용이냐 530억원 과태료냐…고심중

입력 2017-09-22 13:09 수정 2017-09-22 13:09
고용하면 연간 600억원 '인건비 폭탄'…연간 영업이익 모두 날아갈 판
협력업체 줄도산할 수도…법리검토 착수, 법적공방 불가피할 듯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했다고 규정하고 협력업체에 소속된 제빵사 5천여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파리바게뜨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본사 전체 인원과 맞먹는 제빵기사들을 한꺼번에 고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과태료만 낸다고 해서 마무리될 문제도 아니어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전날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다고 규정하고 본사에 5천378명의 제빵기사·카페기사를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파리바게뜨는 고용부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은 날로부터 25일 안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며, 사법 절차도 밟게 된다.

그러나 파리바게뜨 본사가 당장 5천378명에 달하는 제빵·카페기사를 정직원으로 직접 고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현재 직영점 수가 53개, 제조기사는 269명에 불과하다.

5천300여 명이라는 규모는 본사 전체 인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라는 것이 파리바게뜨 측의 설명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본사 전체 직원이 5천여 명인데, 정부 명령에 따르려면 본사 직원보다도 더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고용해야 한다"며 "신입사원 채용을 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25일 안에 이를 이행하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대규모 인원을 채용하면 '인건비 폭탄'도 불가피하다.

정부 명령에 따를 경우, 파리바게뜨는 연간 600억 원의 인건비의 추가 지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지난해 파리바게뜨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이들을 고용해온 협력도급업체 입장에서는 직접고용이 이뤄질 경우 하루아침에 줄도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고 과태료를 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고용부에 따르면 현행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근로자 1인당 최대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구체적인 부과 기준은 시행령에 따라 1차 법 위반 시 1인당 1천만 원, 2차 위반 시 2천만 원, 3차 위반 시 3천만 원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 본사는 고용부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은 뒤 25일 안에 시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인당 1천만 원씩, 총 530억 원 가량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당장은 530억 원이지만 향후 또다시 불법파견으로 적발될 경우 근로자 1인당 최대 3천만 원씩, 총 1천600억 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파견법 위반으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25일 안에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53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고, 이와 별개로 불법파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리바게뜨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입장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행정심판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밖엔 달리 선택지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리바게뜨도 혹시나 미운털이 박힐까 봐 표면적으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미 법리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링 위에 끌려 올라간 심정'으로 뭐든 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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