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한국에서 독일맥주축제 연 브렌더 그랜드힐튼 총지배인

입력 2017-09-21 20:03 수정 2017-09-22 03:07

지면 지면정보

2017-09-22A32면

"'독일의 추석' 한국인과 즐기고 싶어요"

26년간 국내 호텔리어 활동하며 독일 전통음식·공연팀 들여와 행사
"맥주는 사람을 한데 모으고 마음을 풀어주는 음료죠"
매년 9월 서울 연희동 그랜드힐튼서울에서는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가 열린다. 번하드 브렌더 그랜드힐튼 총지배인(72·사진)이 11년째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는 지난 16일 열렸다. 브렌더 총지배인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옥토버 페스트는 한국의 추석 같은 명절”이라며 “사람들이 모여 음식과 술을 나눠먹고 마음을 터놓는 축제를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독일 프라부르크 출신인 브렌더 총지배인은 1965년 독일에서 호텔 셰프로 일을 시작해 52년간 호텔리어로 근무해온 호텔업계 ‘노장’이다. 1988년 홍콩에서 근무하던 중 TV에서 본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장면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브렌더 총지배인은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전통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마치 첫사랑에 빠지듯 마음이 사로잡혔다”며 “상모를 돌리는 장면에서는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국 호텔 몇 곳에 이력서를 넣은 뒤 1991년 워커힐호텔로 이직하면서 그의 한국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한국에서 26년 근무하는 동안 해외 호텔에서 이직 제의가 여러 번 들어왔지만 매번 거절했다”고 했다.
브렌더 총지배인이 옥토버 페스트를 열기 시작한 건 그랜드힐튼서울에 총지배인으로 부임한 2006년부터다. 그는 “맥주는 사람을 한데 모으고 마음을 풀어주는 음료”라며 “창의적인 생각은 뇌가 느슨해져야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화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SK 워커힐에 있을 때 SK에는 ‘캔미팅’이라는 모임이 있었다”며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원이 모여 따뜻한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대화하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맥주 덕에 마음이 부드러워져 말단 사원도 조직에 대한 불만 등 평소에 할 수 없던 얘기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브렌더 총지배인은 “캔미팅이 끝나면 모두가 친구가 됐다. 옥토버 페스트도 그런 축제”라고 말했다.

그랜드힐튼서울 옥토버 페스트에서는 독일 전통 음식이 뷔페로 차려지고, 독일 맥주 브랜드인 ‘아잉거’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팔씨름대회 등 행사도 열린다. 독일 옥토버 페스트에서 연주하는 전통음악 밴드가 나와 공연도 한다. 브렌더 총지배인은 “전통음악 밴드가 10월에는 독일에서 공연하느라 바쁘다”며 “원래 10월에 열리는 옥토버 페스트를 그랜드힐튼서울에서는 9월에 여는 이유”라고 말했다.

브렌더 총지배인은 “한국을 사랑하고, 옥토버 페스트를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행사를 계속 열겠다”고 했다. 그는 2005년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호텔업에 대한 지식을 강의 등을 통해 한국 젊은이들과 나눈 점을 공로로 인정받았다. 1998년에는 한국 생활기를 쓴 저서 《더 로드 홈(the road home)》을 미국에 출판하기도 했다. 미식가 사교클럽 ‘쉐인 데 로티세르’의 서울지부 회장도 맡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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