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세 인상' 정공법으로 국민신임 묻겠다는 아베 총리

입력 2017-09-20 18:12 수정 2017-09-21 00:33

지면 지면정보

2017-09-21A39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로 예정된 조기 총선 때 소비세율 인상 공약을 꺼내기로 했다는 보도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28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한 뒤 다음달 22일 총선을 치르기로 하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와 비슷한 소비세의 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높여 육아 및 교육 복지를 확대하는 데 쓴다는 게 아베 정부 계획이다. 노년 세대에 편중된 사회보장제도 수혜 대상을 젊은층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소비세율 인상 방침에 대한 일본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아 보인다. 아베 총리가 ‘재연임을 위해 정략적인 의회 해산을 시도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조기 총선의 명분으로 소비세 인상을 들고나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무상 육아교육 예산을 늘리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재정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본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사회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소비세율 인상을 추진해왔다. 2014년 4월 한 차례 올렸으나 소비가 줄자 후속 인상을 미룬 상태다.

정치 의도야 어떻건, 아베 총리의 소비세율 인상은 복지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보편적 증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권자들에게 정공법으로 복지 확대를 위해선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히고 총리가 재신임을 묻기로 한 것이다. ‘사람 중심 지속성장 경제’를 내걸고 복지 예산 대폭 증액을 밀어붙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살펴봐야 할 점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7.1% 증가한 429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복지부문이 146조2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4%를 웃돈다. 가속화하는 고령화 추세와 복지예산의 경직성으로 볼 때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초(超)대기업과 초부자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안정적인 복지재정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데도 소비세율 인상을 정권 재신임 아젠다로 삼는 아베의 당당함은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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