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의 정치세계]

자식 때문에 울고 웃는 정치인들

입력 2017-09-19 13:48 수정 2017-09-19 14:01

남경필 경기지사는 19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장남 문제에 대해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 아버지로서 저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2014년 8월 아들이 군대 내 후임병 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입건됐을 때에 이어 두 번째 사과다.

독일에서 서둘러 귀국한 남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아들이) 너무나 무거운 잘못을 저질렀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이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지은 죄에 대해 합당한 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아버지로서 참담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저는 경기도지사다. 도지사로서 도정이 흔들림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 지사는 “아버지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도지사로서 역할도 흔들림 없이 할 것”이라며 “나머지 정치적 역할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아들을 면회하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헤쳐 나가고, 이겨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마지막으로 사적인 일로 공적인 해외 출장 업무를 중단한 채 급히 귀국한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한시라도 빨리 돌아와 흔들릴 수 있는 도정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식의 언행으로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식 때문에 고개를 숙인 정치인이 있는가하면 자식 때문에 웃는 정치인도 있다.

자식으로 인해 발목이 잡힌 대표적인 정치인은 정몽준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막내 아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정서가 미개하다’는 막내 아들의 발언에 발목이 잡혔다. 정 전 의원은 “제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막내아들 녀석을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참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참패했다.
고승덕 변호사(전 의원)도 고개를 숙인 사례다. 고 변호사는 201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선두를 달리다가 “고승덕은 자식들 교육을 방기했다.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장녀의 글로 결정적 타격을 받아 낙선했다. 고 변호사는 유세현장에서 “딸아 미안하다”고 외쳤지만 결국 선거에서 졌다.

자식 덕을 톡톡이 본 정치인도 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대표적이다. 동국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딸 유담 씨는 대선 유세에 참여해 젊은이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유담 씨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지난해 총선 때 자유한국당(새누리당) 공천을 받지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 의원을 도와 당선에 힘이 됐다. 유담 씨는 지난 대선에서도 유 의원 유세에 자리를 함께해 젊은이들의 관심을 끈 덕분에 유 의원은 ‘국민 장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재창 선임기자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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