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스닥 기업의 잇단 코스피 이전 우려된다

입력 2017-09-18 18:18 수정 2017-09-19 03:25

지면 지면정보

2017-09-19A39면

"카카오 이어 셀트리온 이전 검토
외국인 자금 코스닥 유입 상승세
공매도 규제 강화 움직임 감안해야"

김재철 < 코스닥협회 회장 >
1996년 7월1일,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개설한 코스닥시장은 신성장산업의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의 성장이익을 다수의 투자자와 공유하며 발전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상장 회사 수는 331개사에서 1200개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약 225조2000억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기업의 총 매출은 13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하며 경제의 중심축으로 그 역할을 당당히 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문화콘텐츠산업(CT) 등 첨단산업 분야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강소기업들이 상장하면서 시장 체질은 더욱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큰 역할을 해온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의 연이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 이전상장 검토 소식은 코스닥시장을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낳게 한다. 물론 기업의 코스피 시장 이전에 대한 문제는 어디까지나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돼야 할 사항이지만 코스닥시장과 함께 성장해온 셀트리온과 카카오가 갖는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협회로서는 안타까운 일인 것은 분명하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시장 이전을 주장하는 이유로는 크게 코스닥에서의 공매도 피해와 코스피200 편입에 따른 외국인·기관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 이 두 가지로 압축된다. 그렇다면 셀트리온이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이 두 가지의 이득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공매도 문제의 경우, 코스닥 대장주이기 때문에 공매도 타깃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비용이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공매도 주체 상당수가 외국인·기관투자가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에 있을 때보다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했을 시 공매도가 더 늘어날 가능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을 살펴보면 코스피시장은 6.4%로 코스닥시장의 1.7%보다 오히려 4배가량 더 많았다. 금융당국에서도 공매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제도개선 및 제재 강화 방안’을 발표해 코스피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과열종목 규제를 강화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살펴봐도 그동안 외면받았던 코스닥시장에도 최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영향을 주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셀트리온은 이미 편입돼 있다. 더불어 그동안 대형주 위주의 ‘패시브(passive)’ 전략으로 투자해온 국민연금이 ‘액티브(active)’ 방식의 투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위탁운용사의 벤치마크(BM) 복제율 가이드라인 폐지 등은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들이다. 이런 점에서 셀트리온이 코스피200 편입으로 누릴 수 있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다.

또 최근 한국거래소는 우량 코스닥 종목의 편입비중을 높인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구성된 통합 대표지수 개발을 검토하는 등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수가 개발되면 연기금과 같은 대규모 자금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의 주체는 기업과 주주들이다.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코스피시장 이전상장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이익을 증대시킬 만한 무조건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코스닥시장과 기업, 주주 모두 각자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쉽진 않겠지만 좀 더 심사숙고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김재철 < 코스닥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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