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트럼프는 일본 핵무장 원하는가

입력 2017-09-18 18:24 수정 2017-09-19 09:48

지면 지면정보

2017-09-19A38면

월터 러셀 미드 < 미국 바드대 교수 >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위기가 심화하면서 각국의 이해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웃 나라와 미국 본토에 위협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의 분열상을 드러내고, 미국 정부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지점으로 내몰고 있다.

이 문제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은 북한의 호전적 태도와 핵무기 개발 계획이 일본을 독자적인 핵무기 보유 방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이 핵무장을 결정하면 핵무기를 보유하기까지 몇 달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많은 분석가는 보고 있다. 한국과 대만도 일본을 따라갈 공산이 크다.

일본 엘리트의 의견은 핵무장이라는 선택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눈에 띄게 기울고 있다. 극우 민족주의자들은 대미 의존 상태에서 간신히 해방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일본 여론은 핵무장에 매우 회의적이지만 분위기가 달라지는 중이다.

日, 핵무장 능력 갖추고 있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북핵을 포기시키려는 전략은 중국이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바라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평양과의 협상에 힘쓰리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논리적이지만 실현되긴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은 양분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태평양 지역에서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최선이라고 믿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일부는 동아시아 국가의 핵 보유를 미국 외교 정책의 패배가 아니라 승리라고 볼지도 모른다. 일본과 한국,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도 핵을 보유하면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을 봉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고 방위비를 삭감하면서 동맹국에 중국 봉쇄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어서다.

현상 유지의 경우 미국은 태평양 지역 대(對)중국 국방비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북한 등 적대국과 전쟁 위험을 떠안게 된다. 또한 고용 파괴의 원인이 되는 한국 등에서 저렴한 제품의 수입을 촉진함으로써 동맹국에 더 ‘뇌물’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옵션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유권자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 가지 나쁜 선택지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조연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는 세계대전 후 전략적 사고와 결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수십 년에 걸쳐 아시아 등에서 현상 유지를 추구했다. 해군력 등 ‘국제 공공재’를 제공해 모두에게 항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미국이 태평양에서 손을 빼면 평화적인 발전보다 군비 경쟁과 군사적 대립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북한 위기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두 가지 선택을 미국에 강요하고 있다. 하나는 70년에 걸친 국가 전략을 포기하고 아시아의 불안정을 촉진하는 위험을, 다른 하나는 비열하고 파렴치한 적과 추악하고 위험한 전쟁에 빠질 위험을 내포한다. 트럼프 정권은 쉬운 탈출구가 없는 전략적 딜레마에 빠져 있다. 김정은 정권은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하는 중이다. 많은 미국 역대 정권이 실패해온 이 문제를 트럼프 정권이 성공하는 것을 우리는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월터 러셀 미드 < 미국 바드대 교수 >

◇이 글은 월터 러셀 미드 미국 바드대 교수·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이 ‘Does Trump Want a Nuclear Japan?’이라는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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