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다'란 말에 숨은 다섯가지 트렌드

입력 2017-09-17 19:47 수정 2017-09-17 23:39

지면 지면정보

2017-09-18A21면

HS애드, 빅데이터 분석

2011년부터 관련 검색 급증

“소비자들은 큰맘 먹고 물건을 지른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가 2011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빅데이터를 수집해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다. 2011년부터 매년 SNS에선 ‘돈이 없다’는 키워드 언급량이 급증했다. 동시에 ‘지르다’라는 키워드도 함께 늘어난 것에 HS애드는 주목했다. HS애드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높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를 위해 손을 부들부들 떨며 결제버튼을 누르는 용기를 내는 것이 현대인들의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때로는 신의 계시라서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지름신’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소비 행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HS애드는 ‘지르다’라는 키워드와 함께 언급되는 연관어에 △가성비 △미니멀 소비 △나를 위한 소비 △경험소비 △착한소비의 다섯 가지 소비 코드가 들어있다고 분석했다. 가성비는 2012~2013년께 화장품 소비와 연관돼 언급량이 급증했다. 미샤, 에뛰드하우스 등 국내 로드숍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다. 최근 들어선 식문화에서 가성비 소비가 중요해졌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이마트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 식품 관련 언급량이 많았다. HS애드는 과거 웰빙 트렌드가 주도하던 식문화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따지게 되면서 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석했다.
간소한 결혼식과 깔끔한 집안 인테리어 등은 미니멀 소비의 대표 사례라고 HS애드는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 등의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간소하게 인테리어를 장식한 집 사진이 많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얘기할 때는 꿈·성공보다는 행복·기분을 말하는 일이 늘었다. 먼 미래보다 지금의 행복에 집중하면서 ‘나를 위한 소비’가 흐름으로 떠올랐다. HS애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작은 소비를 지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며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기라는 욜로(YOLO) 트렌드가 이름만 거창할 뿐 불안한 현실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인식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경험소비와 착한소비 트렌드는 ‘여행’ ‘느낌’ 등의 키워드에서 나타났다. 경험소비는 최근 1년 새 다양한 소비분야에서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여행과 전시, 공연을 즐기고 상품을 소유하기보다 경험하는 일을 SNS에 많이 올렸다. 2012~2013년께 공정무역 초콜릿 커피 등으로 착한소비가 언급되다가 최근 들어서는 협동조합이 착한소비 키워드로 많이 등장한 것도 변화다.

빅데이터를 분석한 HS애드 데이터마케팅플래닝팀의 정혜주 차장은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구매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돈을 쓸 때 감정적 가치까지 느낄 수 있도록 제품과 마케팅에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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