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로 관수·수도시설 관리
바닷물·수증기를 식수로 공급
연간 물산업 수출 25억달러

로니 발라흐 히브리대 교수가 센서를 장착한 화분으로 관수가 식물의 생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이스라엘의 물산업이 주요 수출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이스라엘은 물산업에서 총 수출(950억달러)의 약 2.6%에 달하는 25억달러(약 2조8300억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수처리기술전시회(WATEC) 2017’은 이스라엘 물산업의 경쟁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였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이스라엘은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용수의 80% 이상을 오수 정화를 통해서 공급하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관수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물 관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코헨 장관이 이스라엘의 대표 관수 기업으로 소개한 네타핌은 IoT 기술을 적용한 관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센서로 작물 생장과 토양 상태를 측정한 뒤 관수 시설을 통해 필요한 양만큼만 물과 비료를 주는 방식이다. 네타핌이 지난해 110개국에서 올린 매출은 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 수플란트는 토양 및 식물 생장과 기온, 습도 등 날씨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물을 얼마나 줘야 할지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알려주는 솔루션(GBI)을 제공하고 있다.

타카두는 IoT 기술을 활용해 수압·수질, 계량기 결함 등 수도 시설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변수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아미르 펠레그 타카두 최고경영자(CEO)는 “수도 시설의 연식, 규모, 누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연간 30%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등 오래된 도시의 노후화된 시설 관리에 타카두의 IoT 솔루션이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원(水源) 다양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16㎞ 떨어진 지중해 해변에 있는 IDE테크놀로지의 해수담수화 공장에선 하루 62만7000㎥의 해수를 담수로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워터젠은 공기 중의 물을 모아 정화해서 식수로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출시한 가정용 정수기 ‘제니’는 공기 정화필터로 제거한 물을 따로 모아 정수 과정을 거쳐 하루 25~30L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 워터젠은 최근 인도 뉴델리 중심가 코너트 플레이스에 정수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물산업이 이처럼 발전한 것은 지리적·기후적 여건과 관련이 깊다. 이스라엘은 국토의 60%가 사막으로 이뤄져 있고, 연간 강수량이 한국의 절반 수준(500~750㎜)에 못 미치는 전형적인 물 부족 국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수원 확보를 위해 전쟁까지 치른 경험이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이스라엘 식수의 약 30%를 공급하는 골란고원을 점령하기 위해 시리아와 전쟁을 벌였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물 확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집중 육성했고, 현재 관련 기업 수는 250여 개에 달한다.

텔아비브=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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