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전망 조정·DR 확대 등 영향…탈원전 정책 탄력 전망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작성에 참여하는 민간 자문가 그룹이 일각에서 너무 낮다고 지적한 미래 전력수요 전망을 더 낮췄다.

에너지 정책의 기본 전제가 되는 수요 전망이 감소하면 신규 발전설비를 더 지을 필요가 없어서 정부의 탈원전·석탄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자문가 그룹인 '수요계획실무소위원회'는 15일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8차 수급계획에 담길 전력수요 전망이 2030년 기준 100.5GW(기가와트)라고 밝혔다.

이는 7차 수급계획보다 12.7GW 작은 것이다.

지난 7월 13일 발표한 초안의 101.9GW보다도 1.4GW 감소했다.

소위원회는 초안보다 감소한 이유로 경제(GDP)성장률 재전망(0.4GW)과 누진제 개편 효과 제외(0.6GW), 수요관리 목표 상향(0.4GW) 3가지를 들었다.

소위원회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산정한 연평균 경제(GDP)성장률이 초안에서 사용한 2.47%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2.43%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0%로 높인 점에 비춰 수급계획에 사용한 전망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소위원회는 수급계획 적용 기간인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뒤로 갈수록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김창식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성장률을 상향했다고 하지만 앞으로 2년만 올라가고 그 뒤로는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내려간다"고 말했다.

다른 원인은 잠정안에는 지난해 12월 누진제 완화로 인한 수요 증가 효과 0.6GW를 반영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누진제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이번에는 이를 제외했다.

또 수요관리(DR) 목표를 기존보다 0.4GW 확대한 13.2GW로 설정한 것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수요관리는 발전소를 더 짓는 대신 에너지 효율 개선과 DR시장 등의 정책으로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수요관리 목표가 높아진 이유는 개인 집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계량기에 측정이 안 되는 자가 태양광(0.39GW)을 처음 반영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초안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수요 전망이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 등을 고려하지 않아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 때문에 이번 발표에서 전망이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소위원회는 이번에 전기차로 인한 수요 증가 0.3GW를 반영했지만, 4차 산업혁명 효과는 반영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아직 태동기라서 8차 수급계획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차기 계획에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수급계획은 2년마다 작성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빅데이터 센터는 전력수요를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이지만, 사물인터넷·인공지능·스마트계량기 등 전력수요를 크게 줄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