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작가의 삶이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 이런저런 부업에 도전해보지만 삶은 녹록치 않다.
한편 글 쓸 시간은 조금 모자라지만 일반 직장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며 경제적 여유를 갖춘 소설가도 있다.
궁셔리 작가와 럭셔리 작가가 같은 날 같은 출판사에서 동시에 소설을 출간했다.
전민식 작가의 ‘알 수도 있는 사람’과 임요희 작가의 ‘눈쇼’가 그것이다.
두 소설의 공통점은 2017년 150만 명의 실업자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민식 작가는 가진 거라곤 몸 밖에는 없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펼치는 질주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어떻게 사는 게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인지” 독자에게 묻는다.

재미있는 것은 두 작가가 처한 실제상황이다. 전민식 작가는 SNS 배포용 홍보 동영상 속에서 “이 땅에서 전업 작가로 살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다. 지독하게 절약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 날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정도 사먹는 것조차 내게는 굉장한 갈등거리다. 1500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를 테면 휴지 몇 롤, 두부 한 모)이 떠올라 도저히 쉽게 그것을 집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남들은 일 년에 한 번 나가기도 어려운 해외를 밥 먹듯이 드나들며 여행을 한다. 당연히 호텔 잠을 자고 지역 최고의 요리를 맛본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여행지에서의 모든 일이 취재 대상이죠. 좋은 호텔을 경험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내 일의 일부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녀는 소설에 전념할 수 없는 삶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경제적인 안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느 편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다 가질 수 없다면 어느 부분은 양보하면서 삶을 조율하는 게 옳을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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