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CEO들 "전대미문 안보위기에 '방산=비리' 여론몰이는 도움 안돼"

입력 2017-09-14 19:09 수정 2017-09-15 08:22

지면 지면정보

2017-09-15A5면

전제국 방위사업청장, 방산업계 CEO 첫 간담회

기업들 대거 참석 아쉬움 토로
전 청장 "분기마다 고충 청취"

14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방위사업청·방산업계 간담회에서 주요 기업인이 전제국 방위사업청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전제국 방위사업청장이 14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26개 주요 방산업체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진을 초청해 방산정책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방위사업청장 취임 후 업계와 처음 만난 자리로 현 정부의 방산정책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는 방위사업청이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 구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설명하고 방산업체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위사업청은 사업 추진, 원가·계약 분야 등의 올 하반기 주요 제도 개선 내용과 지난해 방산업계의 건의를 받아 개선한 사항, 문재인 정부의 방위산업 관련 정책 기조 등을 소개했다. 전 청장은 “앞으로 이 같은 모임을 1년에 한 번만이 아니라 분기별로, 그보다 더욱 자주 열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방산업체 CEO 및 임원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업계의 고충을 자유롭게 토의하는 자리였으며, 분위기가 꽤 활발했다”고 전했다. 방산업계는 그동안 방산업체들이 검찰과 감사원 등 방산 관련 비전문 사정기관의 조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기업을 방산비리의 주범으로 몰고가는 분위기 등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그룹 계열사 등은 검찰과 국세청 등의 수사와 조사로 경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모 방산업체 대표는 “아무래도 법과 규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방산업계 CEO들은 또 하도급업체에서 발생한 문제에 원청업체가 모든 책임을 지는 현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KAI, 현대로템,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은 협력업체가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데 책임을 추궁당해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받았다.
연구개발이 지연되면 무는 지체상금과 관련, 현재 계약금의 2배까지 물도록 한 규정을 국제 관례 수준(10%)으로 상한을 두게 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유기준 S&T모티브 대표는 “560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는데 지체상금이 1000억원 넘게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사정당국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장성섭 KAI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검찰 수사가 오는 10월 말까지 끝나지 않으면 17조원 규모의 미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APT) 입찰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검찰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원모 풍산 방산영업본부장(전무)은 “방산업계 특성상 연구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이 나오는데 요즘 과거의 시행착오를 캐내 발목을 잡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체 대표들도 최근 방산비리 수사 때문에 업계 전반의 자긍심이 실추됐다고 하소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누군가 ‘방산=비리’라는 여론몰이를 하면서 집에서도 얼굴을 들기 부끄러운 지경이 됐다”며 “극소수 불법적 사례로 업계 전체를 매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나온 업계의 다양한 제안을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아/안대규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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