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부적격' 의견에…문재인 대통령 "담담하게 하라"

입력 2017-09-14 20:37 수정 2017-09-15 03:44

지면 지면정보

2017-09-15A6면

임명·지명 철회 놓고 고심
"국회 구조가 그런 걸 어쩌겠나"
청와대 "정무적 판단 말라는 뜻"
청와대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회로부터 ‘부적격’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보고서를 받아들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임명 강행이나 지명 철회 등 어느 쪽도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추측한 것처럼 김 후보자 인준과 연계돼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로선 김 후보자의 국회 인준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인준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수도, 그렇다고 아무 담보도 없이 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수석급 이상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는 박 후보자 거취 문제를 서둘러 결론 낼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감안하면 박 후보자 거취는 귀국 뒤인 이달 말께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 후보자가 국회의 ‘부적격’ 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 “담담하게 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주어진 구조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국민께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너무 정무적 판단이나 계산을 하지 말고 담담하게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 발언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청와대 판단을 두고 여러 정무적인 배경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와는 관계없이 박 후보자의 역량 등을 놓고 장관직에 적합한지를 판단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정기국회 국면이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법률, 예산 문제도 얽혀 있고 야당이 여기에 연계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도 “김 후보자의 인준 보장이 박 후보자 임명 여부와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국회 본회의 날짜 등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뉴욕 방문 전에 어떤 게 이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며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라인 문책에 대해서는 “인사 문제가 생긴 데 대해선 사과해야 할 부분도 있다”며 “그러나 그것이 문책으로 가야 할 부분인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박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종교와 같은 ‘성향 검증’에만 치중됐다”며 “후보자의 정책적 능력과 역량, 업무능력에 대해 아직 덜 검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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