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약 3조4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킹메이커로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참가한 한미일 연합의 한 축인 미국 베인캐피털에 약 30억 달러(3조4천억 원)를 제공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미일 연합에는 베인 외에 SK하이닉스도 참여 중이다.

애플의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애플의 역대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는 2014년 음향기기 제조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 Electronics) 인수할 때 들인 30억 달러가 최대다.

애플의 자금은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이 도시바와 다른 인수후보 중 한 곳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간 소송이 끝날 때까지 한미일 연합에서 출자분을 빼 나갈 경우 자금 부족분을 메워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D는 지난 6월 미국 법원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도시바는 WD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방지법 위반 등으로 1천200억엔(약 1조2천226억원)을 지불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같은 애플의 움직임은 WD와 협상에 무게를 뒀던 도시바를 설득해 베인과 이달 내 최종 합의 도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도록 만들었다.

소식통은 애플이 반도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WD의 입찰을 반대하고 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생산 때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도시바의 지속적인 공급을 원했다는 주장이다.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메모리 사장 등 일부 최고 경영진도 WD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이날 WD가 지속적으로 권리를 부풀린 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내년 3월까지 반도체 사업 매각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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