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대리 2년차도 팀장 달 수 있다

입력 2017-09-14 20:23 수정 2017-09-15 04:50

지면 지면정보

2017-09-15A16면

화끈한 인사혁신

진급 자기 추천제 첫 도입…회사성과 등 평가 후 결정
"도전적인 인재에 기회"

생산직 연봉제 철폐 이어 연공서열 초월한 인재 발탁
대리 1, 2년차 직원이 팀이나 부서를 이끌도록 하는 ‘진급 자기 추천제’를 LG이노텍이 국내 주요 기업 중 최초로 도입한다. 팀장까지 최소 14년 걸렸던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하는 ‘연공서열 파괴’를 통해 능력 있는 직원들의 조기 발탁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은 선임(다른 기업의 대리·과장급) 직급의 사원들도 언제든 책임(차장·부장)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진급 자기 추천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경영진과 인사팀 등의 심사를 통과해 책임으로의 진급이 결정되면 이듬해 초에 열리는 팀장 공모에 지원할 자격도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입사 이후 선임으로 승진할 때까지 4년의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직급체계 기준으로 입사 6년차에 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안은 2015년 해외 주재원 공모제, 2016년 팀장 공모제와 생산직 호봉제 철폐 등을 잇는 LG이노텍의 인사혁신 ‘완결판’이다. 이를 통해 도전의식과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기존 연공서열 인사시스템만으로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의 조기 발탁을 크게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진급 자기 추천제는 말 그대로 자신이 회사에 진급을 신청하는 것이다. 선임 직급의 직원 중 누구나 ‘자신이 책임으로 승진해야 하는 이유’와 ‘책임으로서 수행하고 싶은 역할’ 등을 설명해 회사 측 판단을 기다릴 수 있다. 진급 여부는 다음해 있을 팀장 공모 지원에 지장이 없도록 연말 임원 인사 전에 통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LG이노텍의 연공서열 파괴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책임 직급 사원들을 대상으로 팀장 공모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160여 명의 팀장 중 10%가 이 제도를 통해 선발됐다. 진급 자기 추천제까지 시행되면 과거 기준으로 대리 1, 2년차들도 팀장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들은 기존 서열상 8~9년 정도를 단번에 뛰어넘게 돼 다수의 입사 선배를 이끌게 된다. 그만큼 연차가 높은 직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회사 관계자는 “후배를 팀장으로 모셔야 하는 고참 선배들은 자신만의 전문성을 배양하는 쪽으로 직무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조직 전반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770여 곳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이 같은 인사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LG이노텍이 유일하다. 팀장 공모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도 찾기 어렵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뭔가 새로운 실험을 한다기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몸부림을 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평했다. 현재 LG전자와 애플 등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미래 확실한 생존 기반을 구축하기가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인재를 수혈하고 조직 전반의 업무를 바꾸는 인사혁신부터 단행하는 것은 과거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보여준 사례들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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