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대형은행 12곳 거론 BDA식 제재 추진… 무역전쟁 서막(?)

입력 2017-09-13 17:44 수정 2017-09-13 17:44
美재무 "中, 유엔제재 안따르면 달러시스템 배제" 발언 이은 미 의회 강공
美의 中대형은행 제재 본격화때 中 반격할듯…中, 미국채 매각카드 가능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1일(현지시간) 대북제재 결의 통과에도 중국이 '고무줄 제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의회가 중국의 조치가 미흡하면 중국 대형은행 12곳을 제재하는 카드를 꺼내들어 주목된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위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있어 핵심역할을 할 중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중국의 '간판 은행'들을 상대로 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고강도 조치여서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제재를 초구한 명단을 보면 중국 금융기관 1위인 공상은행을 비롯해 농업은행, 건설은행, 초상은행, 단둥은행, 대련은행, 교통은행, 진저우 은행, 민생은행, 광동발전은행, 하이샤 은행, 상하이푸동 은행 등이 포함됐다.

이들 은행 모두 대형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2005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였던 미국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제재와는 차원이 다른 중국내 금융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 의회의 이런 요구를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들여 현실화한다면 중국은 사실상 중국기업과 금융기관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의 서막으로 이해하고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시 그대로 당하지는 않겠다고 별러왔다는 점에서, 미 국채 보유 1위국인 중국의 반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야의 이런 움직임은 실제 제재를 염두에 둔 시도일 수도 있고, 중국을 압박하는 엄포성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렇게까지 나선 데는 그만큼 이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에 중국이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끌어올려 미 본토를 직접 위협하고, 6차 핵실험 강행으로 동북아 역내 긴장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자칫 잘못하면 동북아에서 한국·일본·대만의 핵무장 요구를 부르는 이른바 '핵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참에 중국을 최대한 압박해 대북제재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모든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한 터여서 이번 중국내 12개 은행 제재 논의는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내에선 중국의 12개 은행 제재 카드를 2005년 9월 마카오 소재 BDA 은행의 북한 정권 계좌를 동결했고, 특히 제3국 기관의 BDA 거래 중단도 유도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전방위로 압박한 BDA 조치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어 보인다.

미 행정부 역시 꽤 오래전부터 중국의 대형은행들을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비쳐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12일 뉴욕에서 CNBC가 월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연 알파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유엔제재들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는 중국을 추가로 제재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및 국제 달러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는 미 의회의 중국의 12개 은행 제재 촉구와 맥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을 제재하겠다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유엔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미국 정부 차원의 새로운 단독 제재 방안을 성안할 계획을 공개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나라는 미국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은 북한 대외 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부응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재무부와 국무부 고위 관료들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중국을 강력히 압박하겠다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마셜 빌링슬리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보는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단둥은행에 대한 제재를 언급하면서 "그것은 매우 분명한 경고사격이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중국의 금융망을 통해 국제금융 시스템에 계속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중국과 반복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도 청문회에서 "우리는 분명히 중국에 더욱 압력을 가할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우려하는 바를 놓고 꽤 빠르게 다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청문회에서도 중국의 대형은행인 초상은행과 농업은행을 직접 거명하며 재무부에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미 행정부가 제재 조치를 본격화할 것에 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우선 미국 국채매각을 통한 미국 금융 안정성 훼손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6월 다시 미국의 최대 채권국 지위를 확보했으며 그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채 보유는 1조1천465억 달러(1천295조원)에 이른다.

아울러 미국산 제품의 수입제한과 미국으로의 수출 감축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어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미중 양국은 본격적인 무역·금융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이승우 특파원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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