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점입가경 중국 사드 보복, WTO 제소로 공론화할 때다

입력 2017-09-13 18:23 수정 2017-09-14 02:58

지면 지면정보

2017-09-14A39면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엔 대북 제재 결의까지 채택됐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은 오히려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되자 이를 문제 삼아 보복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지난해 절반으로 곤두박질친 현대자동차는 최근 현지 공장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할 정도다. 이마트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완전 철수할 계획이고, 롯데마트는 112개 매장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면세점은 물론 화장품 등 소비재 업종도 중국 관련 매출 하락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북한의 잇따른 핵 및 미사일 도발에는 이를 적극 막지 않은 중국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중국이 대북 제재에는 소극적이면서 북핵에 대응키 위한 사드에는 가혹한 보복을 일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 수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단순한 항의나 설득을 넘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법적 분쟁해결 절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3, 6월 WTO 서비스무역이사회에서 사드 보복 문제를 공식 제기한 바 있다. 다음달 예정된 WTO 서비스무역이사회에서도 유통·관광 분야 보복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병행해 WTO 제소도 이제는 검토할 때가 됐다. 정부는 사드 보복이 ‘최혜국 대우’ 규정 위반으로 WTO에 제소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법리 검토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신중하게 접근하겠지만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WTO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그런 점에서 적절했다.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을 제소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어제 “성깔대로 할 수는 없다”며 “승소할 경우 그 다음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TO 제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카드다. 국제사회에서 사드 보복 횡포를 공론화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다. “김치 먹어 멍청해졌냐”는 중국의 저질 야유를 더 이상 듣고만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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