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방편'으로 쥐어짜낸 선발인원
구체적 통계·근거 없어 불안감 더해

조희연 서울교육감. / 사진=한경 DB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공립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385명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교육청은 작년(846명)의 8분의 1로 급감한 105명 선발을 사전예고했다. 이후 ‘임용대란’ 책임론이 일자 다시 280명을 늘린 것이다. ‘널뛰기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385명은 작년 선발인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전예고보다는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13일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조희연 교육감(사진)은 “임용절벽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 교육청이 할 수 있는 현실적 방편의 최대치를 강구했다”고 말했다. 신동훈 서울교대 학생처장도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교육청이 나름의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문제는 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이 미봉책이라는 점이다. 교육청은 △교사 학습연구년제 △학생교육 담당 직속기관 및 교육청 산하 학생교육센터 파견 △대학원 연수파견 등을 확대키로 했다. 시간선택제교사 전환 및 자율연수휴직제 신청 요건 완화도 제시했다. 재직 교사의 휴직·연수·파견 등으로 인력 공백을 만들고, 그 자리를 신규임용으로 채우겠다는 얘기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휴직 교사가 복직하면 뽑아놓은 임용 대기자는 어떡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이재관 서울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일회성이 아니라 교사들이 돌아가며 휴직할 것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번 조치로 교사들이 얼마나 휴직을 신청할지에 대해서는 별도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않았다.

<표>서울지역 초등임용 관련 현황(단위: 명) / 출처=교육부 및 서울교육청

휴직·연수·파견 교사가 복귀하면 인원과잉 문제가 반복될 수 있지만 교육청은 지금을 과도기로 보고 이런 대책을 세웠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교실수업 혁신을 위해 교원 1만5000명 이상 필요하다는 교육부 추산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실현 여부가 확실치 않은 중장기 목표를 ‘상수’로 놓고 무리수를 뒀다.

실제로 기자회견에 배석한 윤오영 교육정책국장은 “약간의 모험을 했다”고 표현했다. “교육부와 교감이 있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임용대란 사태를 빚은 후 조 교육감과 김상곤 부총리가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교육청과 교육부 실무자 간에도 구체적 수치나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교육청은 가배정된 교원 감축 예정인원 축소, 향후 3년간 정원감축 규모 완화를 교육부에 요청하고 교원 수급 개선을 위한 제도·법령 개정을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추진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한계를 노출했다. 조 교육감도 “교육청의 자구책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범정부 차원 중장기 교원 수급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상황 자체는 지난달 사전예고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서울의 초등임용 미발령자 인원은 여전히 851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교육청은 ‘땜질 처방’을 되풀이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구체적 근거와 통계를 토대로 전체 로드맵 속에 이뤄져야 할 행정이 막연한 기대치에 좌우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청은 14일 초등임용 선발인원을 최종 공고한다. 지역별 편차가 큰 데다 서울교육청처럼 사전예고 인원과 차이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은 다음달 13일 발표된다. 서울교육청은 중등임용 최종 선발인원 역시 사전예고보다 120명 내외 증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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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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