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투식량에서 韓국민반찬으로…스팸 30년史

입력 2017-09-12 10:26 수정 2017-09-12 10:45

CJ제일제당이 미국 호멜사(社)와 처음 기술제휴를 맺고 1987년부터 본격 생산한 '스팸'이 국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미국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단백질 공급원과 미군의 전투식량 역할을 했던 스팸은 한국의 대표 '국민반찬'으로 자리잡았다. ◎한경DB

1937년 美 호멜, 전투식량·저소득층 반찬으로 개발
1986년 CJ제일제당이 호멜사와 제휴, 1987년 첫 생산
'따뜻한 밥에 스팸 한조각' 광고 문구로 시장점유율 1위


1937년 통조림 제조기업이었던 미국 호멜(Hormel)이 스팸을 처음 개발했다.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저소득층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중요 단백질 공급원 성격이었다. 햄과 다진 돼지고기를 섞어 캔에 담아 유통됐다.

스팸은 저렴한 값과 풍부한 단백질 덕에 전투식량으로도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전투지마다 스팸을 들고간 덕에 대부분의 대륙에 스팸이 전파됐다. 유럽은 물론 태평양의 작은 섬까지 스팸은 조리와 보관이 쉬운 음식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는 1950년 들어왔다. 한국전쟁 이후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조차 구하기 힘들었을 때 스팸은 유일한 고기 반찬이었다. 이 때문에 군부대를 통해 구할 수 있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층 음식이었다.

스팸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미군 부대의 쓰레기통을 뒤져 남은 스팸이나 소시지, 햄버거 패티, 베이컨 등을 모아 식당에 파는 일도 있을 만큼 귀했다.

CJ제일제당은 1986년 미국 호멜 사와 기술제휴를 맺었고 1987년 지금의 '스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30년간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스팸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개수 10억개, 누적매출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은 12일 국내 대표 캔햄에 속하는 '스팸'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스팸은 출시 당시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경쟁사의 '런천미트', '치즈햄', '장조림햄' 등을 제치고 캔햄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불리게 됐다.

'따뜻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광고문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돼 스팸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출시 초창기 캔햄은 값비싼 고기를 대체하는 저렴한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맛과 품질의 개선 등으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스팸은 초창기 미국 호멜 사와 제휴를 통해 생산됐지만 까다로운 품질 관리로 오히려 스팸 제조기술의 롤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즈는 2014년 스팸이 한국에서 명절 선물세트로 각광받는 이유에 대하 자세하게 분석했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이유였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까지 스팸을 4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양성규 CJ제일제당 스팸 담당 과장은 "국내 소비자들의 스팸에 대한 선호도는 해외에서 주목할 정도로 각별하다"며 "30년간 이어져온 소비자들의 관심에 철저한 품질, 위생관리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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