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뺨치는 친구들…IT가 발굴한 '프렌즈'의 질주

입력 2017-09-12 08:45 수정 2017-09-12 15:05
국내외서 인기 끄는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
카카오·라인, 신규 서비스마다 캐릭터 적극 활용
커플 앱 비트윈 캐릭터 시장 진출

지난달 15이 부산 광복동에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단독 플래그십스토어 앞에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 사진=카카오프렌즈 제공

#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1층 '카카오프렌즈' 매장. 대형 캐릭터 인형 앞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인기 캐릭터 '라이언' 인형은 수량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이 매장은 '어른들을 위한 놀인터'를 콘셉트로, 카카오프렌즈 단독 플래그십스토어 3곳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규모로 문을 열었다.

# 여름휴가 시즌이던 지난달 중순. 서울 중구 명동에는 카카오프렌즈 제품을 구매한 중국 여행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카카오프렌즈 관계자는 "한류 스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형이나 쿠션 사진을 올리면 해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다"며 "면세점 카카오프렌즈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가 만든 캐릭터가 국경을 넘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캐릭터가 성공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업계는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의 뒤를 이을 새로운 캐릭터 발굴에도 나섰다.

카카오가 오는 18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가는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예약 구매자는 카카오미니 전용 카카오프렌즈 피규어 1종을 받을 수 있다. / 사진=카카오 제공

◆"잘 키운 캐릭터가 효자"

지난 5일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공개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은 것은 제품에 탈부착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피규어였다. 네티즌들은 "피규어만 따로 사고 싶다" "스피커가 라이언 모양이었으면…"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카카오는 AI 스피커 외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다양한 사업에 활용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대표적이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도 프렌즈 덕을 봤다. 이용자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앱(응용프로그램) 곳곳에 넣었고 가입자에게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공했다. 캐릭터를 그려넣은 체크카드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발급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출범한 K뱅크는 카카오프렌즈의 라이벌격인 '라인프렌즈'와 손을 잡고 캐릭터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라인프렌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강세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과 중국 미국 홍콩 대만 등에서 라인프렌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캐릭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별도 법인 '라인프렌즈 재팬'까지 출범했다.

라인프렌즈는 지난달 1일 아시아 캐릭터 브랜드 최초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 사진=라인프렌즈 블로그

IT 업체에 캐릭터 사업은 그 자체로도 수익원이 되지만, 자사 서비스들의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용자에게 서비스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 캐릭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돈도 벌고 브랜드 인지도도 얻는 알짜 사업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인기 캐릭터는 '스타'나 다름없다. IT 서비스의 해외 진출에도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에서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배경 중 하나로도 캐릭터가 꼽힌다.

귀여운 캐릭터를 선호하고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아시아 지역에서 라인 캐릭터 이모티콘이 인기를 끌면서 메신저가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후 라인은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등 신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라인프렌즈를 앞세우고 있다.

◆제2의 프렌즈 나올까

업계에서는 제2의 프렌즈를 발굴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커플 전용 앱 '비트윈'은 자체 이모티콘 '메리비트윈'으로 캐릭터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비트윈 운영사 VCNC는 메리비트윈 온라인 쇼핑몰과 해외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비트윈의 해외 이용자 비중이 절반 이상인 점을 감안해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커플앱 '비트윈'의 캐릭터 상품. / 사진=VCNC 제공

박재욱 VCNC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했던 캐릭터 상품이 성공하면서 캐릭터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며 "한국 캐릭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또 하나의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카카오네이버가 주도하는 디지털 캐릭터 시장에 계속해서 후발주자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역직구)나 글로벌 팝업스토어 등이 늘어나면서 중소 회사 캐릭터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캐릭터산업백서'는 "이베이 같은 글로벌 오픈마켓 시장은 신규 캐릭터 상품의 주요 유통처가 될 것"이라며 "짧은 시간에 한정된 공간에서 상품을 파는 팝업스토어는 중소 업체의 새로운 유통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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