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에 담긴 의미

입력 2017-09-11 18:02 수정 2017-09-12 01:15

지면 지면정보

2017-09-12A35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출석 국회의원 293명 가운데 찬성 145표, 반대 145표, 무효 2표, 기권 1표였다. 가부(可否) 동수였지만 과반수(147표)엔 2표 모자랐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현 정부 출범 후 인사 표결에서 부결된 것도 처음이다. ‘김이수 파동’이라고 할 만하다.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임명동의안 제출(5월24일) 후 111일 만에 ‘지각 표결’까지, 야권은 줄기차게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김 후보자가 통합진보당 해산 때 홀로 반대의견을 냈고, 현 여당(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판결이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코드인사’, ‘보은인사’란 비판까지 나왔다.

여기에다 진보성향 일색의 사법 수뇌부 인사가 여론을 악화시켰다. ‘주식 대박’ 의혹으로 사퇴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민변 출신이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한쪽으로 쏠린다는 인상을 줘 ‘사법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장 12~13일 열릴 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정사상 유례 없는 헌재소장 낙마는 함의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민주국가에서 3권 분립과 사법부 독립성은 훼손할 수 없는 가치임을 모두가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높은 지지율이 국정동력이었지만, 이제는 ‘지지율의 함정’을 경계할 때다. 아무리 지지율이 높아도 모든 인사·정책을 국민이 동의하는 건 결코 아니다.

좋든 싫든 여소야대 국회와도 3년을 함께 가야 한다. 입법·예산 등 야당과 부딪힐 사안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대결·대립으론 아무것도 풀 수 없다. 협치(協治)뿐이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당이 보인 반응은 신중치 못하다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무책임의 극치, 반대를 위한 반대”(청와대), “탄핵 보복, 정권교체 불복”(여당)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국민도 많다.

청와대·여당이 지금 할 일은 인사검증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야당 설득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야권의 지리멸렬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국정을 끌어갈 순 없다. ‘지지율 정치’에서 벗어난다면 심기일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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