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외 투쟁 병행하겠다"…한국당, 보이콧 7일 만에 '빈손 회군'

입력 2017-09-10 22:13 수정 2017-09-11 10:35

지면 지면정보

2017-09-11A6면

최고위서 국회 복귀 결정…11일 의총서 공식 의결

"장외투쟁 성공했다" 자평
'방송장악 문건' 국정조사 추진…당내 일각 "소득없이 복귀" 비판

여당, 일단 "복귀 결정 환영"
김이수 임명안 11일 처리 시도…한국당 표결 참여로 통과 불투명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앞에서 열린 ‘5000만 핵인질·공영방송장악 국민보고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은재 의원, 임이자 의원, 홍준표 대표, 정진석 의원,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 /연합뉴스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던 자유한국당이 11일부터 원내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에 반발하며 지난 4일 시작한 국회 보이콧을 1주일 만에 철회한 것이다. 한국당은 “장외 투쟁 성공을 바탕으로 원내에서 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장외 투쟁에 대한 여론 호응이 높지 않은 가운데 뚜렷한 소득 없이 국회로 돌아간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9일 비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원내외 병행 투쟁’을 결정했다. 11일 의원총회에서 공식 의결하고 국회 일정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결정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방송장악 저지’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방송장악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비상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서울 삼성동 코엑스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5000만 핵인질·공영방송 장악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집회에서 “언론장악 문건은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라며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랬다면 (과거 야당은) 당장 탄핵한다고 대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언론까지 재갈을 물리고 무력화시키려 한다”며 “좌파정권의 장기화 음모가 이 문건에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 집회에 10만 명이 참가했다며 “장외투쟁이 성공했다”고 자평했지만 경찰은 참가 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보이콧을 장기화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부담에 형식적인 명분을 앞세워 ‘빈손 회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이콧이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는 초기부터 나왔다. 보이콧을 결정하자마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해 안보위기 상황에서 제1야당이 국회를 파행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장겸 사장이 서울 서부고용노동지청에 자진 출두해 ‘체포영장’을 명분으로 보이콧을 지속할 동력도 약해졌다.

보이콧의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회는 이번주 대정부질문(11~14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1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12~13일) 등을 열 예정이다. 보이콧을 지속하면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부를 비판할 기회를 잃는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복귀 결정에 환영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정국 해법을 놓고 복잡한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당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은 11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계속한다면 민주당(120석)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으로 과반수 참석 요건을 채운 뒤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당(107석)이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진다면 통과가 불투명해진다. ‘방송장악 문건’ 등을 놓고도 한국당과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한국당이 국회에 들어오지 않으면 민주당 단독으로도 김 후보자 인준안 통과가 가능해 표결 결과에 대한 정치적 부담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한국당의 국회 복귀로 표결 참여 여부와 찬반을 더욱 신중하게 정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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