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부역자 몰이…교육 정치화야말로 범죄

입력 2017-09-06 19:29 수정 2017-09-07 07:41

지면 지면정보

2017-09-07A29면

현장에서

관련 공무원들 인사 불이익
"전 정부 국정과제였는데…"
정권 바뀌면 또 청산할 건가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와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추진 경위부터 관련 예산 편성·집행, 행정조직 구성·운영까지 국정화 과정 전반을 점검하고 책임소재를 밝히기로 했다. 말하자면 ‘교육적폐 청산’ 작업이다.

소위 ‘국정교과서 부역자’가 타깃이 되는 모양새다. 최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국정교과서 부역자에 대한 인적 청산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교육부 내 국정교과서 관련 부서에 근무했던 김모 과장, 박모 국장 등의 실명을 거명하며 이들을 찍어내라는 주장이었다. 진상조사위 설치에 이런 여론이 반영된 것이냐고 묻자 교육부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흐렸다.

국정교과서는 ‘살생부’가 된 느낌이다. 거명된 김 과장은 지난달 인천 지역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받았다가 일각의 반대 여론에 인사가 철회됐다. 박 국장도 충청권 대학 사무국장으로 발령났지만 일부 반발이 일자 떠밀리듯 교육부 산하 단체로 자리를 옮겼다. 국정교과서 작업에 관여한 금모 실장 역시 이달 1일자로 교육부를 떠났다.

문제는 사실관계보다 진영논리를 앞세워 매도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최모 교장은 중국의 한국국제학교 교장에 임명된 뒤 특혜 시비에 휩싸였다. 소위 ‘진보 성향’의 충남교육청이 그를 추천했고, 공모 절차를 거쳐 선발된 점은 고려대상이 되지 못했다.
앞서 김 과장의 경우도 인천시 교육감 대행인 교육부 관료 출신 부교육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정작 해당 부교육감은 교육부 재직 당시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공무원은 임명권자의 지시에 따라 일한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호오를 떠나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국정과제’였다. 국정교과서는 ‘절대악’이라는 시각도 무리다. 2015년 국정교과서 확정고시 당시 찬반 여론은 거의 반반이었다.

그릇된 부분은 밝혀내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부역자로 낙인찍고 소탕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근본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정치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어서도 안 된다.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청산할 건가.

김봉구 지식사회부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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