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호가 추가 하락 가능성…거래절벽 현상도 지속될 것
외국자본 필요한 경제자유구역 등 대형 개발사업 정체될 수도

“학습 효과 때문에 당장 경기 양주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분양 계약 해지 요구가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8·2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홍록희 대림산업 상무)

부동산 전문가들은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호가 추가 하락이나 전세 선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거래 위축 불가피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이후 계속된 북한의 도발이 부동산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이어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급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북한의 핵 개발 등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잠재적 리스크였다”며 “최근 북한의 도발은 하반기 수요자들의 움직임을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진 않겠지만 간접적인 충격은 계속 쌓이고 있다”며 “내년까지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거래 공백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의 동요 여부가 중요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단기 콜금리가 인상되고 대출 이자율도 상승하면 부동산 매입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아파트의 주요 고객인 여성들이 북한 도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8·2 대책이 강력해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새로 분양받거나 기존 아파트를 사기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전세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최근 가격이 빠진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추가적인 호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대형 개발사업에 악재

부동산 전문가들은 북핵 리스크가 대형 개발사업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경제자유구역 등지의 대형 개발사업들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홍록희 상무는 “북핵 리스크는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를 기피해 외자유치 사업이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중국 자산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던 초고가주택의 미분양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했다.

자산가들이 수도권 외곽보다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자산가들은 지난해부터 진보정권 출현을 염두에 두고 전반적인 자산 리모델링에 들어갔다”며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과 북핵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서울 강남 한남동 이태원 등 핵심 지역, 핵심 상권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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