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이크, 일본 방문 자국 관광객 소비 겨냥…삿포로 진출
日 2020년 관광객 4천만명 유치목표. 일·중 업체간 유커 쟁탈전 가열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자 자국 관광객의 현지 소비를 겨냥한 중국 서비스 기업의 일본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최대 도시인 삿포로(札晃) 중심부에서 지난달 22일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둔 중국 유수의 자전거 공유 벤처업체 '모바이크'의 현지 서비스 출범행사였다.

중국에서 지명도가 높은 이 회사는 작년 4월에 사업을 시작해 불과 1년여 만에 중국 국내를 중심으로 160개 이상의 도시에서 자전거 공유서비스를 하고 있다.

자전거 공유는 이용료를 내고 사용 후 반납하는 렌터카 사업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길거리나 역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이용료를 내고 자전거를 빌려 탄 후 반납하는 방식이다.

모바이크가 단기간에 급성장한 가장 큰 비결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이용의 편리성이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다운 받기만 하면 된다.

앱을 가동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이용 가능한 자전거의 위치와 대수가 표시된다.

스마트폰을 자전거에 갖다 대 설치돼 있는 QR코드를 읽어들이게 하면 잠금장치가 풀리고 요금도 앱으로 결제된다.

종전에는 전용 카드를 구입하는 등 절차에 시간이 걸렸지만 이런 이용의 편리성을 무기로 창업 1년 남짓 만에 전용 앱을 내려받은 등록자 수가 무려 1억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제는 이 회사가 왜 일본의 첫 진출지로 지방도시인 삿포로를 선택했느냐다.

크리스 마틴 모바이크 국제사업본부장은 NHK 인터뷰에서 "일본 사람들이 SNS 서비스 `라인'을 이용하듯 중국인들은 누구나 모바이크 사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인의 이용도 환영하지만 주 대상은 삿포로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라는 이야기다.

일본 관광청이 발표하는 "숙박여행통계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홋카이도에서 숙박한 외국인은 연 655만명이다.

도쿄(東京)외 오사카(大阪)에 이어 3번째지만 지난 5년간의 성장률로 보면 홋카이도가 3.25배로 도쿄의 2.17배를 크게 앞선다.

삿포로시가 자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시내를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의 절반 가까운 45.7%가 중국과 대만인이었다.

마틴 본부장은 첫 진출지로 삿포로를 선택한 건 일본 행정기관이나 기업과의 순조로운 협력 외에 삿포로가 중국인들에게 인기 높은 관광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삿포로는 중국인이 모두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라서 그들이 실제로 삿포로를 찾았을 때 멀지 않은 거리를 중국 국내에서처럼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 삿포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중국인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 그들이 현지에서 쓰는 돈을 최대한 환수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자녀와 함께 관광차 상하이(上海)에서 왔다는 한 중국인 관광객은 "모바이크는 워낙 유명해 상하이 어디서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삿포로를 찾는 중국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바이크는 앞으로 중국인이 많이 가는 후쿠오카(福岡) 등지로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최대의 민박 사이트 운영회사인 "투자(途家)"도 지난달 일본시장 진출을 선언, 중국인의 현지소비 환수 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세계 70개국에서 50만 건 이상의 민박물건을 취급하고 있다.

이 분야 세계 최대 업체인 미국 에어비앤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투자사는 일본 진출 발표 기자회견에서 "2025년에는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1천35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중국인이 이용하는 민박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4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도 일본 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전용앱을 다운받아 QR코드를 읽히는 것 만으로 중국 국내에서와 똑같이 대금지불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올해 들어 일본 유명 편의점 체인인 로손이 전국 모든 점포에서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했고 홋카이도 아사히카와(旭川)공항의 선물코너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4천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NHK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들 외국인 관광객의 현지 소비를 겨냥한 외국 기업과 서비스의 일본 진출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막대한 소비를 겨냥한 일본 국내 업계와 외국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여파로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중국계 호텔과 식당이 2012년 3월을 기점으로 제주도 내에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

중국계 중소자본이 투자된 숙박업소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기존 호텔들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건물을 지은 것들이 알려진 것만도 수십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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