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최후통첩한 토지계약일 오늘…계약 또 미뤄질 듯

경기도 부천 영상복합단지에 백화점을 지으려는 신세계그룹이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의 틈바구니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인근 인천시 부평구 전통시장 상인의 반발까지 더해져 2년째 지지부진한 이 사업이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부천시는 지난주 신세계 측에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백화점 건립과 관련, 30일까지 토지매매계약을 하자고 최후통첩했다.

이 시점까지 계약하지 않으면 소송을 거쳐 100억원이 넘는 협약이행보증금 등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부천시와 신세계는 올해 6월 백화점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인천시와 인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3개월 연기한 바 있다.

부천시가 계약 상대방인 신세계 측에 소송까지 거론하며 압박에 나선 것은 2년째 진척이 없는 백화점 건립 사업을 풀어야 영상복합단지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백화점을 앵커시설로 두고 기업혁신클러스터, 복합시설, 캐릭터센터 등을 2019년까지 1단계로 추진하고 이어 2021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영상복합단지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게 부천시의 구상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감정평가로 정한 신세계 백화점 부지대금이 2천500억원"이라며 "공동주택용지로 팔았으면 1천500억이나 더 받을 수 있음에도 백화점을 유치하려 한 이유는 1단계 사업의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천시의 신세계 백화점 유치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천 상동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있지만 모두 부천시청 인근에 몰려 있다.

인천과 맞닿은 부천의 왼쪽 끝 지역인 상동 호수공원 인근에는 백화점이 없어 이곳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부천시는 같은 해 9월 상동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신세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러나 신세계가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지을 거라는 계획이 알려지자 반경 3㎞ 이내 인천 부평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인천시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신세계 측은 대형 할인매장과 복합쇼핑몰을 제외하고 규모도 7만6천여㎡에서 3만7천여㎡로 대폭 축소해 백화점만 짓는 것으로 사업 계획을 수정했지만, 인천시와 지역 상권의 반발은 그치질 않았다.

부천신세계복합쇼핑몰입점저지 인천대책위는 "무늬만 백화점이며 신세계 측이 지역 소상공인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복합쇼핑몰을 지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24일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 참석해 부천 신세계 백화점 건립과 관련해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지역 단체장끼리의 갈등이 해소돼야 들어갈 수 있다"며 "기다리라면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는 김만수 부천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토지매매 계약일을 최후통첩한 바로 다음 날 나온 발언으로 사실상 공을 부천시에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부천시는 백화점 건립에 뜻을 함께하는 신세계가 인천시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며 토지매매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지역 상인 보호를 이유로 부천의 신세계 백화점 건립을 반대했던 인천시가 최근 청라국제도시 내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을 허가한 것을 두고 이중적인 행태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신세계는 인천에도 매출 규모가 전국에서 손꼽는 백화점을 두고 있고 청라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천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부천시가 통보한 토지매매 계약일이 다가왔지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계약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이날까지 신세계가 토지매매 계약을 하지 않으면 예고한 절차를 시작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업을 계속 추진할 여지도 남겨뒀다.

부천시 관계자는 "만약 신세계 측이 어느 시점을 정해놓고 확실하게 계약을 하겠다고 담보하면 토지매매 계약일을 다시 늦추고 백화점 건립을 재차 추진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부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