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지정 앞두고 보유주식 11만주 매각
"라인 스톡옵션 자금" 의견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가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네이버는 이 창업자가 지난 22일 보유 주식 11만 주(0.33%)를 주당 74만3990원에 시간 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 창업자의 지분율은 4.64%에서 4.31%로 낮아졌다. 매각 대금은 약 818억원이다.

이 창업자는 21일 장 마감 직후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당일 종가(78만1000원)에 2.3% 할인율을 적용해 블록딜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다음날 다시 종가(76만7000원) 대비 3% 할인한 가격으로 하루 만에 다시 매각에 나서 블록딜이 이뤄졌다.
이번 매각을 두고 일각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음달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과 관련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이 유력하다. 이 경우 회사의 ‘기업 총수’(동일인)를 지정해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이 창업자는 지난 14일 직접 공정위를 찾아가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의 지분을 줄여 이 같은 의견을 강조하려고 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국민연금(10.61%), 영국 에버딘자산운용(5.04%), 미국 블랙록펀드(5.03%)에 이어 4대 주주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를 상대로 항의 표시를 한 것이라면 주식 한 주나 지분 절반 이상 등 상징적인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라인을 일본 증시에 상장하며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한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 창업자는 라인을 상장하며 557만2000주의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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