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 마지막 기회 잡은 박삼구

입력 2017-08-21 20:18 수정 2017-08-21 20:18

지면 지면정보

2017-08-22A14면

2달내 중국 투자자 확보하면 승산

채권단, 제3자 컨소시엄 허용…인맥 활용땐 투자유치 가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의 요구대로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을 낮추면서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다. 박 회장은 오는 10월까지 구체적인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중국 투자자 확보가 관건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은 지난 상반기 실적 악화로 인해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낮아진다.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채권단은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우선매수권 양도가 금지돼 개인 자격으로만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했던 박 회장은 자금 부담을 덜게 됐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그룹 재건의 마지막 기회를 준 셈이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중국에서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타이어 시장인 중국에 3개 공장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생산능력의 35%를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화에 실패하고 신차용 타이어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 2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1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줄었고,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중국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후보와 힘을 합쳐야 금호타이어를 살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한중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이 중국 내 인맥을 동원하면 투자자 유치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자금을 댈 후보가 많지 않다. 그동안 박 회장을 적극 도와온 효성, 코오롱인더스트리, LG화학, 롯데케미칼, 극동유화 등이 ‘백기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투자유치 금액은 기업당 1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를 통한 조달도 한계가 있다. 금호그룹의 차입금은 10조원(한도 포함)에 달한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이 4조5000억원, 부채비율이 738%여서 자금을 댈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존에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이 조기상환 요구에 직면하게 돼 자금난에 처할 수 있다.

두 달 안에 자금조달 끝내야
채권단은 다음달 초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는 통지를 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오는 10월 초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 통보하고 곧바로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도 내야 한다. 이와 함께 매매대금의 10%(800억원)인 계약금도 납입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순간부터 법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자금조달 방안이 10월까지 나오지 않으면 더블스타 측에서 불공정하다고 시비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내부적으로 자금조달 마련에 분주하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지 않으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며 박 회장에게 신속한 자금조달을 주문할 예정이다. 매각이 지연돼 무산되면 채권단 지원이 끊길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차입금은 3조5000억원이고 올해 만기 도래 여신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박 회장이 자금조달에 성공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금호타이어 인수가 확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 등을 거쳐 내년 1분기에 인수작업이 완료된다. 만약 박 회장이 행사하지 않으면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올해 안에 인수를 완료할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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