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8·2대책으로 집값 떨어지자
주민들 "정보 공개하지 마라"

‘8·2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급락하는 곳이 나오자 일부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가 급매물 정보를 감추고 있다. 집주인들이 “가격 하락을 부추긴다”며 항의해서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동 인근 중개업소에선 8·2 대책 이후 온라인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올리던 시세 정보 제공을 중단했다. 개포주공1단지 등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이곳에선 상당수 중개업소가 홈페이지에 매일 급매물 시세를 올렸다. 하지만 대책 전 호가가 12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던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3㎡ 주택형은 지난 8일께 12억2000만원까지 떨어진 뒤 매물장에서 사라졌다. 개포주공1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 곳이지만 2003년 이전 소유권을 취득한 조합원에 한해 1회 양도가 가능하다. J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가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시세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중개업소 창문에선 급매물 시세표가 사라졌다. 엘스와 리센츠 등에선 최고 1억원 가까이 떨어진 급매물이 속속 등장했지만 주민 민원으로 노출을 중단했다. K공인 대표는 “직접 방문해 매수 문의를 했던 고객에게만 따로 문자로 급매물을 안내하고 있다”며 “주민 요청을 거부하면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매물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왕따’시키기 때문에 요청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급매물 감추기가 심한 곳에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 파악이 쉽지 않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괜히 매물장에 올렸다가 주민들로부터 집값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난이나 듣는다”며 “사려는 사람도 적어서 굳이 다른 중개업소와 급매물 시세를 공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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