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황

새차 10대중 1대는 렌터카

개인과 법인 대상 영업은 '소매'와 '도매'의 차이
이익 많아도 관리는 어려워
개인 장기렌터카 등 신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렌터카업체들이 경쟁 격화에 따라 실적이 악화됐다.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을 가장 일찍 시작한 롯데렌탈(브랜드명 롯데렌터카)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올해 상반기엔 이익이 줄었다. 사업 구조를 개인 중심으로 구성한 SK렌터카는 렌터카 시장점유율(보유 대수 기준)에선 2011년 업계 5위에서 6년여 만에 2위로 치고 올라왔지만 올해 실적은 악화됐다. 반면 개인 영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은 AJ렌터카는 상반기 이익이 늘었다.

◆상반기 실적 엇갈려

롯데렌탈은 올 상반기 매출 8883억원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 대비 19.3%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555억원, 순이익은 14.3% 줄어든 174억원으로 집계됐다. SK렌터카를 운영하는 SK네트웍스의 카라이프사업부는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대비 11.9% 상승한 169억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154억원에서 올해는 35억원으로 77.3% 급감했다.

AJ렌터카는 매출이 3118억원으로 9.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14.6%, 순이익은 64억원으로 20.8% 늘었다. 렌터카 기업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 차를 사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금융비용을 반영한 순이익을 수익 지표로 주로 활용한다.

업체들은 이 같은 실적 차이가 나게 된 주요 이유로 개인 장기렌터카를 든다. 각 사가 운영하는 렌터카 중 개인 장기렌터카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롯데렌탈이 32%, SK렌터카 84%, AJ렌터카는 19% 수준이다. 렌터카 업력이 긴 롯데렌탈과 AJ렌터카는 법인 장기렌터카 비율이 높고, SK렌터카는 개인 위주로 사업을 하다가 최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위해 법인 장기렌터카를 늘려가는 추세다.

출장이나 여행 등에서 쓰는 단기렌터카에 비해 계약 기간이 3~5년인 장기렌터카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 관리 상태도 낫기 때문에 사용 연한이 다 된 뒤 처분할 때 중고차 가격도 높다.

장기렌터카에서 개인과 법인의 차이는 ‘소매’와 ‘도매’의 차이와 비슷하다. 법인은 똑같은 차를 같은 조건에 여러 대를 경매 방식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여료에서 업체 선정이 갈린다. 개인은 맞춤형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가격은 법인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 장기렌터카는 법인 장기렌터카에 비해 계약 해지율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요 업체들이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을 확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마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인 장기렌터카는 15인승 이하 전 차종을 신차를 살 때처럼 모델, 색상, 옵션까지 모두 선택해 1년에서 5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계약이 끝날 때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도 있다. 개인사업자는 월 대여료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015년 기준 국내에서 팔린 신차 184만여 대 가운데 렌터카로 등록된 차량은 전체의 10.2% 규모인 18만여 대다. 신차 열 대 중 한 대는 렌터카인 셈이다. 렌터카가 신차 판매의 주요 채널이자 렌터카업체의 신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의 장기렌터카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은 확대 지속

롯데렌탈은 2012년부터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을 선도적으로 넓혀 왔다. 이 회사의 개인 장기렌터카는 2012년 말 7611대에서 지난해 말 3만5652대로 4년 만에 4.7배로 늘었다. 롯데렌탈의 전체 렌터카 수도 같은 기간 7만2681대에서 지난해 말 16만1127대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SK렌터카는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에 본격 뛰어든 2014년만 해도 3만2923대로 보유 대수 기준 4위였지만 2015년 말에는 5만412대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7만2123대로 7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상반기 말에는 7만8708대로 늘었다.

AJ렌터카는 2012년 말 4만6741대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7만5086대로 4년 반 동안 1.6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리한 사업 확장을 자제한 덕분에 수익성을 지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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