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문위원회 벌써 세 번째 해산
공화당 내부서도 균열 커져
정책 불확실성에 증시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 옹호 발언이 미국 증시에 악재로 번졌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내 균열 조짐으로 미국의 친(親)시장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우군이던 정치·경제계 인사의 ‘반(反)트럼프’ 행렬도 거세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S&P500지수는 1.5% 내린 2430.01을 기록하며 지난 5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나타냈다. 대표적 월가 출신 유대인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퇴설이 퍼진 가운데 존 켈리 비서실장도 대통령의 대응에 낙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피터 부크바르 린지그룹 수석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해체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나면서 거시정책의 증시 영향력이 커진 만큼 트럼프발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은 서둘러 콘 위원장의 사퇴설을 부인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은 이날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주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남부연합 조형물과 관련, “아름다운 동상의 철거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찢기는 것을 보니 슬프다”며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철거 반대 폭력시위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또다시 두둔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밥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이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성공할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친트럼프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21세기폭스의 제임스 머독 최고경영자(CEO)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샬러츠빌 사태 대응은 우려스럽다”며 등을 돌렸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경제 자문을 하는 인프라위원회 구성 계획도 백지화됐다. 전날 전략정책포럼과 제조업위원회가 해산을 결정한 데 이어 세 번째 대통령 경제자문단이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사설에서 “미국 정부의 양대 지지기반인 군과 기업계가 ‘트럼프 열차’에서 하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 장병의 44%가 소수 인종 출신으로 인종차별은 군을 와해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다. 계산에 밝은 대기업들도 미국의 다문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만큼 대통령과 결별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양대 지지 기반의 이탈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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