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칼끝 다주택자·강남권 재건축에 집중
임대사업자 등록해도 혜택비율 높지 않아
실수요자, 서울도심 주택구입도 제한적일 듯

임대 등록 때 혜택 많은 40~60㎡ 소형주택
틈새시장·풍선효과로 반사이익 볼 수도

새 정부가 ‘6·19 대책’ 발표 이후 40여 일 만에 최근 10여 년간 보지 못하던 고강도 종합 규제대책을 내놨다. 시장의 반응은 대책 발표로 서울 재건축시장은 물론 일반 아파트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져 가격 상승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 침체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규제 완화 정책을 편 것이 집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 일부 규제는 오히려 강도가 세졌다. 6·19 대책에서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 범위를 정하고 ‘8·2 대책’에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집중 타깃으로 선정, 해당 지역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집은 투자가 아니라 거주의 대상인 만큼 투기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핵심은 서민 주거 안정으로 대책의 칼끝은 다주택자와 강남권 재건축에 집중돼 있다.

물론 이번 대책에 다주택자 임대주택 등록 유도 등의 정책도 포함됐지만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주택자 비율이 높지 않다. 또 양도소득세에 이어 보유세 인상 등 규제가 강화되면 집주인들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전세 물량을 월세로 전환하려고 할 것이다. 시장 침체로 공급 물량이 줄면 다시 한번 전세가격 급등이 재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모자란 임대주택 물량을 전부 충당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도심 소형주택은 정부에서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들에게 제도적으로 유리하게 된 것은 맞다. 하지만 부부소득 합산 6000만원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의 5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 70%까지 가능했던 대출 한도가 낮아져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졌고 서울은 실수요자에게 인기 있는 도심의 경우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아 수요 계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청약가점제 물량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장기 무주택자는 기존 매매보다 분양 시장에서 당첨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1건으로 제한돼 추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은 주의해야 한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번 대책을 계기로 서울 수도권 지방을 휩쓸고 다니던 투기 수준에 가까운 주택 매수 세력의 묻지마 투자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달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세제·기금·사회보험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채찍만 있는 게 아니라 당근도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소형 임대주택을 여러 채 보유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면 이번 조치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택임대 등록 때 혜택이 많은 40~60㎡ 주택이 틈새시장과 풍선효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부동산대책은 단기 투기 수요를 잡으려는 정책이라 서민에게 인기 있는 지역의 소형주택은 가격 상승이 예상돼 주택임대사업 등록 후 중장기 투자로 들어가면 향후 공급 감소와 임대가격 상승으로 승산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게 돼 있다. 반대로 골이 깊어지면 높은 산을 만나게 돼 있다. 이번 규제는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시장은 아무리 규제를 통해서 누른다고 해도 어느 순간 그 규제가 풀리면 이전보다 더 크게 튀어 오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경계해야 할 단어는 ‘조급함’이고 기억해야 할 단어는 ‘인내심’이다. 혼돈의 시장일수록 조급함을 버리고 인내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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