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이 장기판의 졸이냐" 트럼프-괌지사 통화후 불만 목소리

입력 2017-08-13 08:25 수정 2017-08-13 08:25
"주민들 위기 내몰렸는데 지도자들은 한가롭게 관광 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받는 미국령 괌의 에디 칼보 지사가 '안전'과 '관광'을 주제로 통화한 이후 괌 내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괌 주민들은 비상행동수칙 팸플릿까지 받아드는 등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지도자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거나 관광이 오히려 부흥할 것이라는 등 '한가로운' 대화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린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휴가지인 뉴저지 베드민스터에서 칼보 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을 1천% 지지한다.당신은 안전하고 보호받을 것이다.당신은 이미 유명해졌다.괌의 관광은 돈 들이지 않고 10배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칼보 지사도 "현 정부의 통치 하에 있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자신감 있게 느낀 적이 없다"고 화답했다.

칼보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괌으로 초대하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칼보 지사는 한껏 고무된 듯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괌 주민 중에는 이들의 통화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괌의 관광명소인 데데도 주민이자 토착 예술가인 안드레아 니콜 그레이젝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그런 통화 내용을 들으니 속이 뒤틀린다"면서 "난 이렇게 놀라고 실제로도 울고 있는데, 지도자란 사람들이 유명해졌다느니, 관광경기 부흥이니 이런 말들을 주고받는다.

세계는 우리가 내일 여기에 있을지 없을지 숨죽이며 지켜보는데 말이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미국령 괌의 독립을 요구해온 시민 활동가들은 괌 면적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군의 주둔이 태평양의 작은 섬을 군사적 위협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자석'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괌대학의 로버트 언더우드 총장은 뉴욕타임스에 "괌이 이번 게임에서 장기판의 졸(卒)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게 우리 삶의 역할인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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