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제공 6개월만에 기지 공개…사드 보호용 패트리엇도 설치
곳곳 바퀴 자국에 잡초 무성…기지 외부에는 갤러리 아닌 반대 단체

경북 성주군에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내부는 예전 골프장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번듯한 골프장이었을 기지는 곳곳의 잔디 위로 무거운 군용 트럭의 타이어 자국이 기다랗게 이어졌고, 일부는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다.

모래 벙커는 관리를 받은 흔적을 잃은 지 오랜 모습이었고, 주로 골프 카트가 지나가던 아스팔트 도로에는 균열이 생겨 그 틈새로 기다란 잡초가 자라기도 했다.

국방부는 12일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과 공동으로 사드 부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 확인 작업을 하며 외부에 처음으로 기지 내부를 공개했다.

지난 2월 롯데그룹은 성주골프장을 주한 미군에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

그간 먼발치에서 찍힌 사진을 통해 사드 발사대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레이더가 민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미군 공여지 외곽에 처져 있는 철조망이 이곳이 군 기지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현재 성주 사드 기지에는 지난 4월 26일 반입한 발사대 2기가 임시 배치돼 있다.

당시 주한미군은 발사대 2기와 함께 사격통제용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반입했다.

2기가 나란히 설치된 사드 발사대의 포구는 북쪽을 향해 70도에 가까운 높은 각도로 세워져 있었다.

발사대 기반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탓에 임시로 설치된 철판 매트가 발사대를 받치고 있었다.

2∼3명의 미군이 발사대 주변에서 경계 근무를 섰다.

1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사드 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패트리엇이 설치돼 있다.

골프장이던 당시 그린으로 사용된 장소에는 레이더가 자리 잡았다.

이날 전자파를 측정하는 동안 한 차례씩 레이더가 가동되면 주황색 경광등에 불이 들어오며 주위에서 벗어나라는 의미의 경고음이 나왔다.

국방부는 100m를 시작으로 레이더로부터 거리를 달리하며 총 4차례 전자파를 측정해 처음으로 그 결과를 공개했다.

레이더를 켜자 전자파 수치가 껐을 때의 10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치가 올랐다고 해도 여전히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미한 수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자파 순간 최댓값은 0.04634W/㎡로 측정돼 모두 관계 법령에서 정한 기준치를 밑돌았다.

현행 전파법은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을 10W/㎡로 정하고 있다.
기지 내부 소음은 전 지점에서 50㏈(데시벨) 정도로 나와 전용주거지역 주간 소음 기준과 비슷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정도면 대화할 때 나오는 소리와 비슷하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고, 현재 사용 중인 비상 발전기를 상시 전력으로 대체하면 소음은 거의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천 혁신도시 일원에서 같은 방식으로 실시하려던 전자파 측정 계획은 일부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과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은 연일 기지 앞을 지키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저지로 현장 확인은 앞서 두 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한때 골프 애호가들과 갤러리로 붐볐을 성주골프장은 이제 군 기지로만 자리 잡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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