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삼국지 열리나
'글로' 출시…기기값 9만원
한 번 충전으로 연속 흡연
아이코스는 판매처 확대
KT&G도 출시 시기 조율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가 독주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세계 1위 담배회사 BAT(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가 도전장을 던졌다. BAT는 한 번 충전으로 연속해 피울 수 있는 ‘글로(Glo)’를 출시하고 13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KT&G도 제품 개발을 마치고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 찐 잎을 가열해 피우는 전자담배 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뀔지 관심이다.

◆글로 ‘단순함’과 ‘가격’으로 승부수

BAT는 1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공개했다. 글로는 전용 담배인 ‘던힐 네오스틱’을 기기에 꽂아 내부에서 열로 가열해 그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사용 후 기기에 재가 남지 않고, 연기 대신 증기가 발생해 냄새가 거의 없다는 점은 아이코스와 같다.

BAT는 연속해 피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코스는 한 대를 피운 뒤 디바이스를 다시 충전해야 한다. ‘줄담배’가 불가능하다. 반면 글로는 충전과 가열을 하나로 묶은 디바이스로 충전된 만큼 계속 흡연이 가능하다. 잠잘 때 2~4시간 충전하면 온종일 한 갑(20개비) 이상을 연속 흡연할 수 있다. 다만 충전기 몸통 전체를 손에 쥐고 흡연하기 때문에 담배 한 개비를 쥐는 것에 익숙한 흡연자들은 낯설다는 반응이다. 전용담배의 생산지도 글로의 네오스틱은 국내, 아이코스용 히츠(HEETS)는 이탈리아로 다르다.

BAT는 13일 서울 가로수길 플래그십 매장을 시작으로, 전국 2600여 개 GS25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코스 ‘선두 굳히기’ 통할까

필립모리스와 BAT는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이코스는 세계 25개국에서 2000만 명 이상의 흡연자가 사용 중이다. 일본에서만 지난해 300만 개를 팔며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했다. 글로는 일본 캐나다 스위스에서 출시했다. 최초 출시 지역인 일본 센다이 지방에서 점유율이 9%까지 올라갔고, 지난달 도쿄, 오사카, 미야기 지역까지 판매를 확대했다.

BAT는 국내에서 아이코스보다 저렴한 가격, 단순한 사용법 등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는 소비자가가 9만원으로 아이코스(12만원)보다 낮고, 회원가입을 하면 7만원에 살 수 있다. 전용 연초인 네오스틱 가격은 4300원으로 아이코스와 같다.

아이코스는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아이코스는 서울에 이어 지난 7월 부산, 대구 등에도 전용 매장을 열었다. 전용 연초인 히츠 판매처도 편의점 CU뿐만 아니라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이마트위드미 등으로 확대했다.

◆세금·유해성 조사는 숙제

궐련형 전자담배는 냄새가 없고 기존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고 알려져 인기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과세 형평성 문제와 유해성 조사 이슈가 남아있다. 히츠와 네오스틱의 연초는 20개들이 한 갑에 4300원으로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가격이 낮다. 같은 담뱃잎을 사용하지만 일반 궐련이 아니라 ‘연초 고형물을 사용한 전자담배’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일반 담배는 20개비 한 갑당 담배소비세 1007원 등 약 75%가 세금이다. 전자담배용 궐련의 세금은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등에서 일반 궐련 담배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유해성 조사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BAT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기존 담배와 비교해 90~95%가량 적게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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