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소송 대기업 25개, 패소시 최대 8조원 부담"

입력 2017-08-10 11:05 수정 2017-08-10 11:05
한경연 조사…소송 대기업 66% "최대 쟁점은 신의칙"

현재 노조와 통상임금 관련 소송전을 벌이는 20여 개 대기업이 모두 패소할 경우 이들이 부담할 비용은 최대 8조 원 정도로 조사됐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35곳(종업원 4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통상임금 소송 건수는 103건으로 집계됐다.

종결된 4건을 빼고 현재 기업당 평균 2.8건의 소송을 치르고 있다.

소송 진행 단계별로는 1심 계류(48건·46.6%) 상태가 가장 많았고, 이어 2심(항소심) 계류(31건·30.1%), 3심(상고심) 계류(20건·19.4%) 순이었다.

통상임금 소송의 최대 쟁점으로는 '소급지급 관련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인정 여부(65.7%)', '상여금 및 기타 수당의 고정성 충족 여부'(28.6%)가 꼽혔다.

'신의칙'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 이행은 신의를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는 민법 제2조 1항을 말한다.

2013년 대법원은 과거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해 임금 수준 등을 결정했다면, 이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더라도 이전 임금을 새로 계산해 소급 요구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다만 소급 지급 시 경영 타격 가능성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고정성'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해 그 업적, 성과, 기타 추가적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이 확정된 상태'를 뜻한다.

어떤 기업에서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기업들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간 묵시적 합의·관행 불인정'(32.6%), '재무지표 외 업계현황·산업특성·미래 투자애로 등 고려 부족'(25.6%), '경영위기 판단시점 혼선'(18.6%) 등 때문에 신의칙이 쟁점이 된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 35곳 가운데 25곳이 통상임금 소송 패소 시 지연이자, 소급분 등을 포함한 비용 추산액을 밝혔는데, 합계가 8조3천673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이들 기업의 지난해 전체 인건비의 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통상임금 소송의 원인으로는 '정부와 사법부의 통상임금 해석 범위 불일치'(40.3%), '고정성, 신의칙 세부지침 미비'(28.4%), '통상임금 정의 법적 규정 미비'(26.9%) 등이 거론됐고, 해결방안으로는 '통상임금 정의 규정 입법'(30.4%), '신의칙, 고정성 구체적 지침 마련'(27.5%), '소급분에 대한 신의칙 적용'(27.5%) 등이 요청됐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입법화하고 신의칙 등에 대한 세부지침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신의칙 인정 여부를 따질 때도 관련 기업의 재무지표뿐 아니라 국내외 시장환경, 미래 투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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