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EO & Issue focus]

존 짐머 리프트 회장

입력 2017-08-10 17:13 수정 2017-08-10 17:13

지면 지면정보

2017-08-11B3면

운전자 편의 개선해 서비스 품질 'UP'
차량 공유 시장점유율 30%로 '껑충'
우버의 독점 체제 깨트렸다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hankyung.com

미국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의 시장점유율은 올초 20% 초반에서 현재 30%까지 높아졌다. 한때 점유율이 90%에 달했던 우버의 독점 체제를 야금야금 무너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서비스 만족도에선 오히려 우버에 앞섰다.

리프트는 2012년 앱(응용프로그램) 출시 때부터 팁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는 등 차량을 공유하는 운전자의 편의를 개선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자 했다. 이 회사의 초기 슬로건은 ‘차와 함께 가는 당신의 친구’였다. “우리(리프트)가 사람들을 잘 대접하면 더 공격적인 경쟁사(우버)에 밀릴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이런(기사, 승객 등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가치가 훌륭한 비즈니스와 무관하다는 것은 오해다.” 존 짐머 리프트 공동 창업자 겸 회장(33)은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사인 우버를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리프트가 구축한 ‘착한 남자’ 이미지는 우버를 뛰어넘는 데 도움이 될까. 올 들어 우버가 특허침해 소송, 사내 성추행 등 각종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는 사이 경쟁사인 리프트가 부상하고 있다. 리프트의 성장은 단순히 ‘어부지리’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도로 위 호텔’ 경영

리프트는 그동안 시장 확대, 글로벌 진출, 자율주행차 개발 등 모든 면에서 우버의 속도에 뒤처졌단 평가를 받았다. 우버가 기술 진보로 교통을 혁신하는 기업 이미지로 독주해왔다면 리프트는 차량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이상향으로 삼았다. 미 경제지 포천은 우버와 리프트를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 비유하기도 했다. 리프트가 로고 등에서 분홍색을 주로 사용하고, 우버는 검은색을 주로 쓰는 것도 이들의 상반된 이미지를 드러낸다.

두 기업이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는 이유를 리더십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사임한 트래비스 칼라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반면 짐머 리프트 회장은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실리콘밸리에선 흔치 않은 전공이다.

짐머 회장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할 당시 식음료 서빙, 침구 정리 등 다양한 서비스 업무를 경험했다. 그가 차량공유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녹색도시(green cities)’ 수업을 들으면서다. 짐머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새로운 교통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는 교통 혁신을 호텔 경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짐머 회장은 “지금의 교통은 비싼 숙박료에 비해 서비스는 좋지 않고, 객실 점유율도 낮은 호텔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가 실제로 운행되는 시간보다 그냥 주차돼 있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이다. 그는 “호텔이 객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리프트는 운전자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이동하는 데 자동차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더 나은 교통 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카풀하는 공동 창업자

짐머 회장은 매일 아침 공동 창업자인 로건 그린 CEO와 카풀해 출근한다. 두 경영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 인근 지역에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프트 본사까지 40~50분 정도 걸리는 출근길을 한 차로 이동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짐머 회장은 “내가 회의에 가면 로건 없이도 그와 내 견해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짐머 회장과 그린 CEO는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사이다. 짐머는 대학 졸업 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대부분 시간 동안 주차장에 서 있는 자동차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짜보곤 했다. 그러던 중 짐머는 그린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게 됐다. “짐라이드닷컴이란 웹사이트를 열었다”는 그린의 포스팅을 보자마자 짐머는 ‘(자신의 이름 Zimmer에서 따온 것 같은) 이 이름은 어디서 온 거지?’란 의문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짐라이드는 그린이 짐바브웨에서 카풀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에 지은 이름이다. 짐라이드의 ‘짐’이 짐머가 아니라 짐바브웨에서 따온 것이었지만 그 이름이 운명처럼 짐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국 짐머는 2008년 가을 리먼브러더스 파산 한 달 전에 회사를 나와 짐라이드에 합류했다.

짐머와 그린은 2012년 카풀 연결 업체 짐라이드를 렌터카업체 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한 뒤 리프트도 함께 창업했다. 차량공유 혹은 유사 콜택시 사업을 하면서 리프트가 가장 신경 쓴 점은 운전자들이 기꺼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리프트는 서비스를 출시할 때부터 운전자들이 팁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우버가 이 기능을 최근 도입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버가 프리미엄 택시(지금의 ‘우버 블랙’) 서비스에서 출발한 것과 달리 리프트의 전신인 짐라이드는 카풀 연결 서비스였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폈다는 분석도 있다. 리프트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운전자는 75.8%에 달해 우버(50%가량)를 크게 앞섰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리프트

운전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입지를 다진 리프트도 최근엔 로봇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드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다. 리프트는 최근 자율주행차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리프트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 웨이모, 미국 자동차제조 업체 제너럴모터스(GM) 등과 맺고 있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리프트의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짐머 회장은 지난 6월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스마트 모빌리티(신개념 이동수단)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재규어 랜드로버로부터 2500만달러(약 28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녹색도시’ 수업을 들을 당시의 꿈을 다시 확인시켰다. 그는 투자 유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자동차를 공유해 도시 모습이 완전히 바뀌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 리프트가 그리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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