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일주일]

대출규제·세무조사로 다주택자 투기 옥죄기

입력 2017-08-09 16:43 수정 2017-08-09 16:43
투기과열·투기지역 LTV·DTI 40%로 하향…추가대출 땐 30%로 더 낮춰
다주택자 등 투기혐의자 286명 세무조사 착수…"부동산 탈세에 엄격 조치"


8·2 부동산 대책 일주일째를 맞아 정부가 자금줄을 조이고 세금 추적에 나서는 등 '투기와의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저하할 뿐 아니라 투기를 부채질한다고 판단, 대출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대폭 강화했다.

LTV·DTI는 담보가치나 상환능력에 견줘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억제하는 '건전성 규제' 수단이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범정부적 기조에 맞춰 '시장 규제' 목적으로 강화됐다.

이에 따라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의 LTV와 DTI는 각각 40%로 낮아졌다.

시가 10억 원짜리 집을 살 때 40%인 4억 원까지만 빌릴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묶은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이상이라도 보유한 경우 이들 지역의 LTV·DTI는 각각 30%로 더 낮췄다.

다주택자가 또 돈을 빌려 주택을 구입하는 '레버리지'를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은행들도 정부 방침에 따라 다주택자의 돈줄 죄기에 나섰다.

다주택자가 투기지역에서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하도록 대출승인 요건을 강화했다.

또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이 아닌 조정대상지역,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도 수도권이라면 다주택자의 LTV·DTI를 각각 1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등 경기 6개시와 부산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기장·부산진 등 7개구가 해당한다.

LTV·DTI 강화 이후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연간 약 17만 명이 영향을 받고, 1인당 대출 가능 금액은 평균 1억6천만 원에서 1억1천만 원으로 30% 넘게 줄어들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전망했다.

이 같은 대출규제에 더해 정부가 9일 세무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역시 다주택자 등을 겨냥해 전방위로 압박하겠다는 목적에서다.

국세청은 서울 전역과 경기·부산·세종의 조정대상지역 등지에서 부동산 거래 과정을 분석해 탈세 혐의가 짙은 286명을 선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일종의 '기획조사'로, 이런 형태의 부동산 거래 세무조사를 발표한 것은 최근에 없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4가지 유형을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다주택자와 미성년자 등 연소 보유자가 100건 이상으로 가장 많다고 이동신 자산과세국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실제로 뚜렷한 소득이 없는데도 3주택자 보유자가 올해 상반기에 서울 반포의 10억 원 상당 아파트를 또 사들여 4주택자가 된 사례 등이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다주택자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때의 '8·31 부동산 대책'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그만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탈세에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이 국장은 설명했다.

정부가 이처럼 다주택자를 대출규제와 세무조사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들의 투기 행위가 가격 상승을 자극해 전반적인 투기 심리를 조장하고, 투기로 얻은 이익에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규제가 일률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투기와 거리가 먼 실수요자의 자금줄까지 압박받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정부는 지난 7일 매매, 분양, 재개발 등에서 기존 무주택 계약자는 LTV를 60%로 인정해주는 등 보완 조치를 내놨지만, 부부 합산 연소득 6천만 원 등 실수요자의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보수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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