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뼛속까지 디지털 회사로"…AI 비서 개발하고 핀테크 기업 '찜'

입력 2017-08-01 17:51 수정 2017-08-02 03:40

지면 지면정보

2017-08-02A13면

카카오뱅크발 '금융 빅뱅' (3)·끝 - IT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은행들

하나금융·SKT 금융앱 '핀크', 음성으로 송금하고 통장 관리
기업은행, 핀테크 7개사에 투자

앱 통폐합·디지털 조직 대개편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핀크’라는 자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핀크는 금융서비스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전자 금융비서’다. 음성으로 은행 계좌이체, 송금을 지시하면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우리은행과 KT도 이와 비슷한 AI 기반의 금융비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카카오뱅크 출범은 금융업의 트렌드가 IT 중심으로 급변하는 ‘기폭제’다. 지금도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IT 기반 금융서비스가 보편화됐지만 앞으로 금융서비스는 IT가 주도하게 될 것이란 게 은행업계의 전망이다. 은행들도 IT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IT 기업과 손잡는 은행들

핀크는 금융환경 변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의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은 핀크를 가장 편리한 ‘전자 금융비서’로 키울 계획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AI 기반의 채팅로봇(챗봇·ChatBot)이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면 로봇이 통장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소비 패턴을 보여주고, 송금·이체까지 처리해준다. ‘내 친구에게 10만원을 보내줘’라고 말하면 인터넷뱅킹에 접속하지 않고서도 실시간으로 송금이 이뤄지는 식이다. 핀크는 전자금융 서비스여서 자체적으로는 예·적금 및 대출을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상품을 선택한 뒤 KEB하나은행의 비(非)대면 시스템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하나금융 외에 다른 은행들도 이와 비슷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KT와 손잡고 AI 기반의 금융비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국민은행도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유망 핀테크 입도선매

핀테크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은행들도 많다. AI, 모바일송금 등 유망한 기술력을 갖춘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지분투자를 통해 미래 IT금융 시대를 준비하려는 시도다.

기업은행은 7곳의 핀테크 기업에 총 34억원을 투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인 웹캐시에만 20억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이들 핀테크 기업은 기업은행의 차세대 IT금융 서비스에 기술을 제공한 회사들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K-크라우드펀드 등 유망 핀테크 기업에 34억1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10억원을 투자한 아이리스아이디는 우리은행의 홍채인증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신한은행도 외화송금 서비스를 함께 준비 중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스트리미에 5억원을 투자했다. 공동 상품·서비스를 수차례 출시한 P2P(개인 간 대출) 회사 비모에도 10억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KEB하나은행도 이달 중 마인즈랩과 내담네트웍스에 지분투자를 할 예정이다. 마인즈랩은 텍스트뱅킹에 적용한 AI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을 갖고 있으며, 내담네트웍스는 중고차 앱(응용프로그램) ‘핀카’를 개발한 업체다.
◆서비스·조직 등도 확 바꾼다

일부 은행은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인터넷·모바일뱅킹 개편에 나섰다. 기존 비대면 채널로는 카카오뱅크 등 ‘신흥세력’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S뱅크·써니뱅크 등 기존 모바일 앱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하고 이를 맡는 ‘디지털 채널 통합팀’을 구성했다. “금융소비자에게 가장 편리하고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위성호 행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IT금융 시대에 맞춰 보다 빠르고 속도감 있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은행권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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